김성한 안보실장 사퇴… 외교팀 사실상 물갈이

尹 대통령 방미 앞두고 초유 사태
일정 조율 실수 문책성 인사 관측
후임에 ‘미국통’ 조태용 주미대사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전격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말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총책임자가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고 후임 국가안보실장으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앞서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연쇄적으로 교체된 데 이어 김 실장까지 물러나면서 대통령실 외교라인이 사실상 물갈이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보고 누락 등 실수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1년 전 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 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이제 그런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이명박정부에서 외교부 2차관을 지냈다. 윤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외교안보 분과 간사를 맡았고, 국가안보실장으로 직행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 대광초등학교 동기·동창이며 서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난 것은 미국 국빈방문 일정 조율 과정에서 생긴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사실상 경질된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방미 일정 조율 과정에서 윗선에 보고를 누락해 ‘외교적 결례’를 범했고, 김 실장이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퇴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의 친교 일정, 한류 팝스타 관련 행사 추진 상황 등에 대한 보고가 누락돼 미국 측과의 일정 조율이 지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누적된 대통령실 외교 라인의 문제점 때문에 윤 대통령이 재정비 필요성을 느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실장이 사의를 밝힌 지 50분 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이 김 실장의 사의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된 조 대사는 ‘미국통’ 외교관 출신으로 21대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윤석열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발탁됐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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