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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SF 소설집… 낯선 시공간으로의 초대

[책과 길] 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북하우스, 344쪽, 1만6800원


2005년 데뷔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배명훈이 ‘예술과 중력가속도’ 이후 7년 만에 단독 소설집을 펴냈다. ‘미래과거시제’에는 최근 3년 간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집필한 아홉 편의 소설이 들어 있다.

‘차카타파의 열망으로’는 언어 실험을 통해 말로 표상되는 세계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소설은 비말 차단을 위해 파열음이 제거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파열음이 존재했던 과거에 대해 “만나면 악수로 인사를 하고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하던 시절이었다”면서 “더지스그린이 미래의 디스블레이로 주목받는 시대였고, 자동문에조차 손으로 누르는 스위치가 달려 있던 때였다”고 말한다.

표제작 ‘미래과거시제’는 시간에 대한 실험이다. 작품에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시제가 등장한다. 미래에서 과거로 이동할 수 있는 인물 은신은 확정적으로 일어난 미래의 일을 말할 때 ‘았’이나 ‘었’ 대신 ‘암’이나 ‘엄’이란 시제를 사용한다.

사고로 상반신을 잃은 사이보그가 온 힘을 다해 살아있음을 증명해내는 ‘절반의 존재’는 존재와 비존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접히는 신들’엔 종이처럼 2차원의 형태를 가진 외계의 존재들이 등장한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낯선 시간과 공간 속으로 배명훈은 독자들을 데려간다. 작가 정보라는 이 책 추천사에서 “SF가 줄 수 있는 모든 즐거움, 기쁨, 놀라움, 그리고 인연과 연결과 사랑에 대한 깊은 희망이 그의 작품 속에 있다”고 극찬했다. 김초엽은 “배명훈의 소설은 늘 읽는 이의 신경세포를 낱낱히 흩어놓았다가 재조립해서 끝내 익숙한 세상을 달리 감각하도록 만든다”고 했다.

배명훈은 SF공모전에 단편소설 ‘스마트 D’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타워’ ‘안녕, 인공존재!’ ‘총통각하’ ‘예술과 중력가속도’, 장편소설 ‘신의 궤도’ ‘은닉’ ‘청혼’ ‘맛집 폭격’ ‘첫숨’ ‘고고심령학자’ ‘빙글빙글 우주군’ ‘우주섬 사비의 기묘한 탄도학’, 에세이 ‘SF 작가입니다’ 등을 썼다. 2010년 젊은 작가상을 받았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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