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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트리밍 들끓는 OTT ‘OTL’

누누티비 등 꼼수로 제재 따돌려
개별적 대응 한계… 손해 눈덩이
업계 “운영자 특정해 처벌해야”


“더글로리를 공짜로 볼 수 있는 불법 플랫폼이 확산하면 누가 돈 내고 OTT에서 보겠나. 그렇게 된다면 더글로리, 오징어게임의 다음 타자는 못 나올 수도 있다.”(한 OTT 업계 관계자)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의 최대 고민은 ‘누누티비’로 대표되는 영상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다. 해외에 서버를 둔 누누티비는 2년 가까이 OTT 콘텐츠를 무단 업로드해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 수익을 취해왔다. 누누티비의 불법 행위에 개별적으로 대응하다 한계를 느낀 OTT와 방송사들은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구성해 형사 고소하는 등 공동 행동에 나섰다. 업계에선 불법 스트리밍이 계속된다면 결국 ‘K-영상콘텐츠’의 경쟁력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한다.

OTT 업체들은 콘텐츠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 사이트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해왔다. 누누티비 역시 신고 대상이었다. 방심위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누누티비 접속차단을 요청해 인터넷주소(URL)를 막아왔다.

그럴 때마다 누누티비는 우회 주소를 만드는 식으로 회피했다. 지난 28일에도 도메인을 ‘noonoo37.tv’에서 ‘noonoo38.tv’로 바꿨다. 접속차단을 대비해 이용자가 직접 우회 접속하는 방법까지 공지에 올린 상태다. 정부 제재가 불법 사이트의 ‘꼼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셈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누누티비의 동영상 조회수는 총 15억회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OTT 등 사업자가 불법 영상유통을 자체적인 기술로 막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30일 토로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세계 최대 불법 복제 대응조직인 ACE에 참여해 누누티비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누누티비 사이트에는 드라마 ‘더글로리’가 버젓이 업로드돼 있다.

OTT 업계는 이미 누누티비로 입은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운영자를 특정해 처벌하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18년 불법 웹툰 사이트 ‘밤토끼’도 운영자가 잡히고 난 이후에야 상황이 종료됐다. 누누티비도 운영 주체를 검거하면 불법 스트리밍에 대한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6일 누누티비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여기에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이른바 ‘링크 사이트’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법 사이트에 곧바로 접속하지 않아도, 특정 스마트폰 앱을 통해 누누티비와 같은 사이트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 링크 공유 행위도 저작권법 위반 방조 행위에 해당하는데,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누누티비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여러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콘텐츠’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이 참여하는 범부처 협의체를 지난 28일 발족했다.

국회에선 ISP뿐 아니라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들도 불법 사이트의 정보 유통을 차단하는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불법 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이 이뤄져도 사용자가 국내 IT서비스 제공자가 설치·운영하는 데이터 임시저장 서버를 활용하면, 해당 불법 사이트에 우회 접근할 수 있다는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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