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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연속에 긴장… 그래도 팬들 덕에 온 ‘야구의 봄’

내일 개막 앞두고 미디어데이
10개 구단 “팬 성원에 꼭 보답”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3시즌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손하트를 그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단장 뒷돈 파문 등 연이어 악재가 터지면서 여러 감독과 선수들의 얼굴 한 편에선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합뉴스

“리그와 대표팀 모든 선수가 고생 많이 하면서 시즌 준비했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보답할 수 있는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

KT 위즈 강백호의 각오는 간결하고 원론적이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소중했다. 국제대회 부진부터 성범죄, 뒷돈 추문까지 엄혹한 3월을 보낸 프로야구가 개막을 향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2023시즌 KBO리그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10개 구단 감독과 주장을 비롯한 주요 선수들이 참석했다. 인터뷰에 나선 이들은 담담하게 답변을 이어 나갔다. ‘팬들에게 고기를 구워 주며 노래를 부르겠다’(손아섭) ‘팬들에게 세차를 해 주겠다’(김도영) 등 재치 있는 우승 공약도 제시됐다. 그러나 여러 감독과 선수들의 얼굴 한 편에선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불과 하루 전 장정석 KIA 타이거즈 전 단장의 뒷돈 요구 파문이 리그를 뒤흔들었다. 1주 전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이 성범죄에 연루돼 방출됐고, 그로부터 열흘 전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조기 귀국했다.

경직된 선수들을 미소짓게 한 건 팬들이었다. ‘1년간 소고기를 못 먹는 것과 우승 중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거나 ‘(발이 느린) 오재일 이원석 강민호 김태군 중 누가 가장 빠르냐’는 등의 질문에 웃음이 터졌다. 실망스러운 소식에도 변치 않은 야구팬들의 애정이 묻어났다.

그러자 선수들도 화답했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한 팬에게 결혼식 사회를 봐 주겠다 약속했고,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는 고척돔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캠핑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감독들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초보 사령탑’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선수들을 믿어달라”며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야구, 포기하지 않는 야구, 기본을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올 시즌 리그 판도를 두고는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포스트시즌 진출 시 상대로 맞닥뜨릴 것 같은 팀을 묻자 절반인 5명의 감독이 LG와 KT를 꼽았다. 안정적인 투·타 조화가 두 팀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우승팀 SSG 랜더스는 두 표에 그쳤고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가 한 표씩 받았다. 카를로스 수베로(한화), 래리 서튼(롯데) 두 외인 감독은 나란히 키움을 선택했다. 서튼 감독은 “키움엔 운동신경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지난해에도 하나로 뭉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선수들은 ‘보답’을 강조했다. 구름 같은 취재진 앞에 선 이정후는 “미디어데이에 많은 팬이 와 주셨고 개막전도 여러 구장이 매진됐다 들었다”며 “경기장 밖에선 생활(행실)과 팬 서비스, 운동장에선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의 ‘캡틴’ 안치홍은 “개인 성적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팀이 우선”이라며 “플레이는 자유롭게 하되, 외적으론 팀에 누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당 144경기 프로야구 정규시즌 대장정은 오는 1일 오후 2시 새로운 규정과 함께 막을 올린다. 바뀐 규정에 따라 2연전 편성은 폐지된다. 감독·코치의 마운드 방문 시간은 25초로 종전보다 5초 짧아지고, 심판도 더욱 적극적으로 스피드업을 독려해야 한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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