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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이벤트 차질 없이’… 외교안보 라인 수습 속도전

주미대사에 조현동 외교부1차관
‘돌려막기 인사’ 인력풀 한계 노출
국립외교원장에 박철희 교수 임명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종득 안보실 2차장, 윤 대통령, 조 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조태용 주미대사를 새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하고,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을 주미대사로 내정하는 등 전날 김성한 안보실장의 사퇴로 인한 외교안보 라인의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 있다. 올 상반기 최대 외교 이벤트인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회담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데다, 한·일 정상회담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국가안보실장과 주미대사가 동시에 바뀌면서 내각의 외교안보 진용 개편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큰 박진 외교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우선 거론된다.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개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태용 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날부터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 조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굉장히 중차대한 시기인데 안보실장이라는 자리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정부의 국정 목표인 ‘글로벌 중추국가’ 건설을 위해서 주춧돌을 잘 놓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주춧돌 위에 좋은 내용으로 집을 지어 윤석열정부의 국정 목표를 완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주미대사로 내정된 조현동 차관의 부임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차관은 주미대사관 공사와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을 지낸 ‘북미·북핵통’ 외교관이다. 조 차관이 대사로 부임하려면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아그레망에 통상 4~6주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주미대사가 없는 상태에서 4월 말 한·미 정상회담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미국 측이 정상회담 일정 등을 고려해 아그레망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어 대통령실은 미국의 협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전임자인 조 실장도 지난해 5월 주미대사로 내정된 지 2주 만에 아그레망을 받은 바 있다.

조 차관의 주미대사 발탁을 두고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외교부 1차관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정권의 인력 풀에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외교부 전직 고위 관료는 “안보실장이 아무리 잘못했어도 ‘아름다운 퇴진’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하는데, 일개 행사를 문제 삼아 경질하면 실력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 아래서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조직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충격 요법’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이틀째인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인도·태평양지역 장관급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진실에 반하고 진리에 반하는 것 일체가 바로 부패”라며 “그것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자유를 억압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 공동 주최국인 한국은 부패 척결을 주제로 이날 지역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부 직속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원장(차관급)에 박철희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을 임명했다. 박 신임 원장은 국내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로, 윤 대통령 대선 캠프 시절부터 대일 관계 공약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동성 김영선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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