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料 일단 동결… 당정 “여론 수렴 후 결정”

인상 공감대… 시기·폭 더 논의키로
자유로운 장기휴가 입법화도 추진


당정이 2분기(4~6월)부터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잠정 보류했다. 에너지가격 현실화를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국민 부담과 물가상승 압박 등을 고려해 인상폭과 시점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3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기·가스요금 인상폭과 시점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회 직후 브리핑에서 “국제 에너지가격 변동 추이와 같은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 좌담회 등 여론 수렴을 좀 더 해서 추후에 (인상여부를) 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2분기가 시작되는 4월 전기·가스요금은 일단 동결됐다. 하지만 당정이 요금인상에 공감한 만큼 2분기 내에 인상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요금이 인상돼도 소급적용은 하지 않는다.

정부는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인상폭과 시점을 조합한 복수의 안을 제시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당정은 한국전력공사와 가스공사의 누적적자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했다”며 “복수안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대해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요금인상에 앞서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여당의 한 관계자는 “요금을 올리기 전에 한전과 가스공사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과 가스공사에 억대 연봉자가 많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적자를 이유로 한 요금인상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경영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전은 지난해만 32조60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부채비율이 연결기준 500%를 넘어섰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추세라는 점도 이날 보류 결정에 고려됐다. 요금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 역시 주요 변수다.

한편 당정은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장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법령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행 일주일 단위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공짜노동’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근절하기 위한 법제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자’는 취지의 정부 근로시간 개편안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박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당·정·대 조찬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무엇보다 노동자가 불안해하고 의심하지 않는 근로시간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6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국민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도 실시해 여론을 충분히 듣겠다”고 밝혔다.

정현수 이광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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