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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한 대가 2t… 주차도 먼지도 사망률도 어쩌나

대부분 2t 이상… 시설 안전에 영향
도로 손상에 미세먼지도 많이 배출
완성차 업계, 차체 등 경량화 주력


지난달 18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주차장 건물이 붕괴됐다. 바닥 일부가 무너지면서 2층 자동차들이 1층 주차 차량 위로 떨어졌다.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이 사건 이후 무거운 전기차가 노후된 건물의 붕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빠른 속도로 번졌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무게는 대부분 2000㎏을 넘는다. 타이칸 GTS(포르쉐) 2295㎏, EV6 GT(기아) 2160㎏, ID.4(폭스바겐) 2144㎏, 아이오닉6(현대자동차) 2055㎏, 폴스타2(폴스타) 2040㎏ 등이다. 같은 급의 내연기관차보다 약 30% 무겁다. 배터리 무게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1회 충전으로 480㎞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한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만 1000~15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중이 큰 차량은 도로에 부담을 준다. 트럭이 많이 다니는 도로의 손상이 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건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한국에선 자동차 무게에 따라 기계식 주차장 이용을 제한한다. 중형 주차장은 1850㎏, 대형 주차장은 2200㎏을 넘는 차량은 들어갈 수 없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무거운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시설, 법령, 안전기준 등이 전부 흔들리게 됐다.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설계됐던 것들을 전부 손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무거우면 사고 발생 시 피해도 커진다.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 토크에 도달해 더 위험하다. 마이클 브룩스 미국 자동차안전센터 이사는 “2011년에 차체 중량이 450kg 증가하면 사망 확률은 47%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었다. 차체 중량은 늘고 있지만 이에 관한 안전성 연구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제니퍼 호멘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의장은 “도로 위에 전기차 등 크고 무거운 차량이 늘면서 사고로 인한 중상과 사망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기차가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1㎞ 주행했을 때 가솔린 차량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42.3㎎, 전기차는 47.7㎎이었다.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가솔린 차량이 많았다. 하지만 전기차는 무게 때문에 도로, 타이어, 브레이크 등이 마모되면서 많은 미세먼지가 배출됐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경량화에 주력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현대제철과 협업해 전기구동(PE) 시스템의 구조를 단순하게 설계하고, 초경량 접착제를 사용한다. 테슬라는 모델Y의 리어 섀시(차량의 뼈대)를 제작할 때 패널 접합 방식을 쓰지 않고 알루미늄 용액을 틀에 부어 한 번에 제작하는 기가 프레스 방식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 중량보다 약 30%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강화복합재(CFRP)를 일부 신차에 적용하고 있다. CFRP의 무게는 철의 25%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정도 높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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