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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달군 LoL 열기… ‘페이커’ 이상혁 유니폼 불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中 ‘징동 게이밍’ 우승으로 폐막

영국 런던에서 열렸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의 국제 e스포츠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지난 21일 폐막됐다. 대회 기간 내내 팬들의 뜨거운 환호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글로벌 e스포츠 대회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 영국 런던에서 성황리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 세계 프로게임단이 한곳에 집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실력으로 서열을 가리는 이 대회는 지난 2일(한국시간) 시작해 21일 중국 프로게임단 ‘징동 게이밍’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은 게임사 라이엇 게임즈가 매년 봄마다 전 세계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대회다. 온라인게임이 친숙한 10~30대 사이에서는 기성 프로스포츠 대회 못잖은 인기를 끈다. 재작년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작년엔 한국 부산에서 열렸다. 올해 최초로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 때문에 영국 런던 스트랫퍼드 퀸 엘리자베스 공원 안에 있는 ‘코퍼 박스 아레나’가 20여일 동안 게임 팬들의 환호성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특히 막판 4일간은 3200석 규모의 입장 티켓이 매일 매진될 정도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대회가 열리는 동안 스트랫퍼드 인근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게임단의 로고가 그려진 셔츠를 입은 파란 눈의 젊은이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특히 프로게이머이자 MZ 세대의 아이콘인 ‘페이커’ 이상혁(27)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은 현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대 초반 태동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e스포츠계에서 ‘장수 종목’으로 꼽히지만, 여전히 견고한 인기를 자랑한다. 라이엇 게임즈 나즈 알레타하 e스포츠 총괄은 21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서 “올해 대회 시청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앞으로도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비즈니스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슈퍼팀으로 꼽히는 '징동 게이밍'이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자축하는 모습. 라이엇 게임즈 제공

올해 대회에선 중국이 e스포츠 강국의 자리를 다시 한번 굳건히 지켰다. 중국을 대표해서 대회에 나선 두 팀 ‘징동 게이밍’과 ‘빌리빌리 게이밍’이 나란히 결승전에 진출했다. 징동 게이밍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동닷컴’이, 빌리빌리 게이밍은 중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 ‘빌리빌리’가 모기업이다.

우승 트로피는 징동 게이밍이 가져갔다. 징동 게이밍은 21일 결승전에서 빌리빌리 게이밍을 3대 1로 꺾어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지난 연말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한국인 프로게이머 ‘룰러’ 박재혁(24)을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 세계에서도 톱그레이드 선수로 꼽히는 박재혁은 징동 게이밍을 중국 리그 챔피언으로 이끈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팀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합류한 지 반년 만에 팀에 우승 트로피 2개를 안긴 셈이다. 징동 게이밍에는 박재혁 외에도 ‘카나비’ 서진혁(22), 윤성영(37) 감독 등 한국인이 다수 포진해있다.

한국 대표로는 ‘젠지’ ‘T1’ 등 2개 팀이 나섰지만 모두 4강에서 좌절했다. 두 팀은 빌리빌리 게이밍에 나란히 0대 3, 1대 3으로 패배해 고배를 마셨다. 특히 T1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친 바 있어 올해 설욕 의지가 강했지만, 빌리빌리 게이밍의 묘수에 당해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이 중국팀에 내리 덜미를 잡히자 일각에서는 한국 e스포츠 위기론이 제기됐다. 한국은 2018년과 2019년에도 중국에 연전연패해서 암흑기를 겪었다. 이후 ‘담원(현 디플러스)’ ‘DRX’ 등의 프로게임단들이 신흥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며 ‘e스포츠 종주국’의 명예를 되찾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의 연이은 부진 때문에 다시 위기론이 스멀스멀 제기되는 분위기다.

올해 대회에선 한국·중국이 있는 동양과 유럽·북미를 총칭하는 서양 간 실력 격차가 커졌다는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대체로 동양권 팀들이 우위를 점했지만, 올해는 유독 양 지역이 붙을 때마다 일방적인 경기가 나왔다. 일본, 동남아 등 ‘e스포츠 마이너 지역’들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e스포츠 업계는 이제 런던에서 한국으로 시선을 돌린다. 라이엇 게임즈는 올가을 ‘e스포츠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을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이기도 한 고척스카이돔이 롤드컵 결승전 무대로 낙점됐다.

런던=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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