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실천’ 교회를 드라마로 본다? 상상만으로도 아름다워

[저자와의 만남] ‘미디어, 종교로 상상하다’ 펴낸 박진규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박진규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드문 미디어와 종교 분야 전문가다. 박 교수가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다른 세상을 상상케 하는 교회’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 교수 제공

오늘날 한국교회가 제일 못하고 어려워하는 것. 단언컨대 미디어와의 관계 설정이다. 신문 방송 등 저널리즘 미디어의 경우 코로나19 국내 확산을 폭발시킨 신천지와 일부 방역에 실패한 교회들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판하기 일쑤였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의 경우는 더 처참하다. jtbc ‘스카이캐슬’의 할머니 윤 여사, SBS ‘원더우먼’의 한주그룹 사람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2021) ‘지옥’(2021) ‘수리남’(2022) ‘더 글로리’(2022~2023)까지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묘사는 클리셰로 반복돼 물릴 정도가 됐다.

이에 대한 기독교인의 반응은 시청 거부 시위 혹은 애써 외면 등으로 갈린다. 과거처럼 몰려가서 시위하는 것으론 해결할 수 없는 오늘날 첨단을 달리는 미디어와 제자리걸음을 일삼는 종교의 문제. 국내에서 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는 박진규(53)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다. 국민일보 바이블시론 칼럼니스트로 2년째 글을 기고하고 있는 박 교수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와 미국 텍사스대 및 콜로라도대에서 공부하며 저널리즘 세부 분야로 미디어와 종교를 전공했다. 미디어와 종교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1호 학자다.


신간 ‘미디어, 종교로 상상하다’(컬처룩)를 저술한 박 교수를 23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책은 오늘날 종교는 필요한가란 질문에서 시작한다. 200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약 15년간 한국의 특수한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맥락이 빚어낸 미디어와 종교의 교차 현상을 사회과학자의 시각에서 냉철하게 들여다본다. 박 교수는 세속 사회는 여전히 종교를 필요로 하는데, 제도화된 종교가 이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디어 속에서 종교를 다루는 걸 보면 일종의 기대가 남아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성철 스님, 옥한흠 목사님 별세 때를 비교해 사례연구를 한 바 있습니다. 미디어가 종교를 소환할 때는 우선 현실에 대한 부정적 진단이 앞섭니다. 우리 사회가 이대로 가다간 다 망한다. 이런 전망을 깔면서 물질주의에 대해 비판합니다. 돈과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사는 현실의 삶과 달리 새로운 질서를 가지고 운영되는 삶, 실제로 그렇게 사는 공동체를 보고 싶어 합니다.”

이야기를 한국교회로 좁혀보면 세속 사회는 예수 그리스도로 상징되는 개신교회의 본질, 즉 자신을 죽이고 낮추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본질에 대한 기대까지는 접지 않았다는 뜻이다. 거꾸로 말하면 한국교회가 세속 사회에서 강조하는 가치, 즉 건물의 웅장함이나 후원의 규모만을 내세운다면 필패한다는 얘기다. 교회에서조차 물질주의 우상인 맘몬이 강조될 경우, 믿지 않는 이들에게 선교는커녕 냉소만 불러오게 된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교회가 미디어와 소통할 접점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행 2:44~47)와 같은 초대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억하자고 강조했다.

극단적 빈부격차와 여러 사회적 모순을 막는데 앞장서는 대안 공동체로서의 교회 본질을 회복하게 된다면 세속 사회의 칭송을 받게 될 것이란 실증이 성경에 나와 있는 셈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소속 교회에 출석하는 박 교수는 예장통합 총회주제선정위원회 자문과 특강에 응하는 등 한국교회의 미디어 관계 설정 분야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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