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요금 결정체계 개편 ‘대형 로펌’에 맡겼다

정부, 전력 전문 연구기관 아닌
산업부 출신 변호사 있는 로펌에

연합뉴스

정부가 전기요금 결정체계 개편 연구 용역을 대형 로펌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 전문 연구기관이 아닌 이 로펌은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인사를 앞세워 용역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산업부가 발주한 ‘전력시장·요금, 규제 거버넌스의 독립성·전문성 강화방안 연구’ 용역 수행자로 결정됐다. 지난해 7월부터 연구 용역에 돌입한 태평양은 다음달까지 총 1억2000만원 규모의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전문적인 전력 산업 관련 정부 용역을 이례적으로 대형 로펌이 수주한 데는 산업부 공무원 출신 A 변호사가 존재감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2~2005년 산업부 전기위원회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2년간 무역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산업부 고문변호사를 역임했고, 지난해 태평양에 합류했다. A 변호사는 현재 산업부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둘러싼 제도 전반을 바꾸려면 법적인 측면도 들여다 봐야 한다”며 “태평양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에너지경제연구원(에경연)과 업무를 나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태평양은 국내 전력규제 사례를 취합하고, 에경연은 이와 반대로 해외 사례를 조사하는 식이다. 현행 전기요금 결정 구조의 문제점 개선과 전기위원회 등 전력정책 규제기관의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 방안 마련도 과제에 포함돼 있다. 태평양이 다음달 용역 결과를 보고하면 정부는 7월까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올 하반기 전기위 개편 등을 본격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추진 중인 에너지 가격 결정 방식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전기요금 결정 체계를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요금 결정 과정에서 정치권의 입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결국 태평양이 어떤 연구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전력시장 지형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기요금과 별개로 가스요금 체계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에경연 주도로 이번달부터 오는 9월까지 ‘가스시장 거버넌스 선진화 방안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용역 비용은 6000만원 규모로 결정됐다. 에경연은 국내 가스시장 현황 진단과 해외 가스 규제기관 사례 조사, 가스위원회 설립 필요성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세종=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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