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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백지신탁 불복’ 이어 이해충돌 우려

金 취임 직후 규제혁신회의 출범
시행령 개정으로 가족회사 수혜
293억 재산 중 비상장주식 209억


김소영(사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9억원 상당의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자신의 가족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결정 과정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거액의 비상장주식에 대한 백지신탁 처분 결정에 불복한 데 이어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정책에까지 개입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24일 금융위에 따르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지난 2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개정으로 대형 비상장사 자산 기준이 기존 1000억원 이상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대형 비상장사는 상장사와 비슷한 강도로 회계 규제를 받는다.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자산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 기업들이 회계 부담을 덜게 됐다.

문제는 김 부위원장이 지분 29%를 보유 중인 가족회사 중앙상선이 시행령 개정의 수혜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중앙상선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1717억원이다. 기존 기준으로는 대형 비상장사로 분류됐지만 이번 개정으로 대형 비상장사 규제를 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중앙상선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운영 의무, 감사인 선임위원회 설치 의무 등이 조정된다. 한 회계학과 교수는 “대형 비상장사 그룹에서 벗어나면 기존 상장 법인과 비슷하게 적용됐던 규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대형 비상장사에 대한 기준 완화 논의는 지난해 새정부를 맞아 급물살을 탔다.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회계부담 합리화 방안’을 마련해 회계 및 외부감사 관련 제도 완화를 추진했다. 이는 제3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거쳐 구체화됐는데, 해당 회의체는 김 부위원장 취임 직후 출범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직자윤리법상 주식 관련 심사를 받아 ‘직무 관련성 없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직무를 회피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내용을 신고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직무 관련성 여부를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김 부위원장이 가족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공개된 김 부위원장의 재산은 293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9억원이 비상장사인 중앙상선 주식이었다. 앞서 지난해 9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는 김 부위원장이 보유한 중앙상선 주식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결정했다. 금융 정책 총괄 기관인 금융위의 부위원장이 비상장사 주식을 대거 보유한 것이 공직자윤리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매각 또는 백지신탁(제3자에게 처분 의뢰) 처분 결정이 김 부위원장에게 내려졌다. 현행법상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 등은 직무와 연관성 있는 주식을 3000만원 이상 보유할 시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해야 한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인사혁신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현재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 비상장사 관련 규정은) 이전부터 검토하던 사안”이라며 김 부위원장이 관여한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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