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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진정 이해한 것만 투자하라

성태윤(연세대 교수·경제학부)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변동분의 차액만 결제하는 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일부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충격이 있었다. 사태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해당 투자상품의 수익 및 손실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던 상황이다. 둘째, 일반인은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반면 실제 투자상품은 위험이 관리되지 않은 채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낸 일종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구조로 설계된 것이다.

문제는 두 가지 특징이 거의 모든 대중적인 금융 손실 사태마다 등장하는 익숙한 모습이라는 점이다. 즉, 투자자 자신은 얼마나 큰 빚을 내 투자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돈을 넣었는데 사업이 실패했으니 빚 갚으라는 연락을 받고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런 측면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와 같이 금융상품의 구조와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은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지 못하게 하는 게 전문투자자 제도의 취지다. 투자에 따른 위험 노출을 충분히 인식하고 감당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 또는 전문투자자에게만 이런 고위험 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5억원이었던 전문투자자의 금융투자상품 잔액 기준을 2019년부터 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금융지식이 없어도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이면 투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무늬만 전문투자자이고 금융전문성 측면에선 사실상 일반인인 투자자도 고수익을 기대하며 투자에 뛰어드는 게 가능해졌다. 이런 경우 투자가 성공하면 사실은 크게 빚을 내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투자한 돈에 대비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것처럼 나타나고, 그렇게 위험한 부채를 안고 투자하고 있는지 그 구조를 모르는 사람은 단순히 투자를 잘해 투자수익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투자를 유치하려는 사람은 위험은 알리지 않고 수익률만 강조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으려 한다.

물론 투자자산 가치가 올라갈 때는 문제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는 투자자산 가치가 떨어질 때다. CFD의 경우 최소증거금 40%로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했는데, 자기 돈 1억원을 넣어 2억50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 구조다. 쉽게 말해 이는 투자자산 가치가 40% 떨어지면 투자한 돈은 모두 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40% 이상 투자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원금도 모두 잃어버리고 그 이상의 돈을 오히려 갚아줘야 할 판이 된다는 뜻이다.

사실 이것도 원래는 최소증거금이 10%에 불과해서 더 위험한 구조였는데 미국에서 CFD 사건인 ‘아케고스 캐피털(Archegos Capital)’ 사태가 2021년 발생한 이후에 최소증거금을 높인 것이다. 당시 아케고스의 운용자산은 100억 달러 정도였는데 CFD 방식 등을 활용해 5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했다가 주가가 하락하자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 최근 크레디트스위스의 몰락도 아케고스 사태의 손실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런 상황을 피하는 투자의 원칙은 명확하다. 자신이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잠언 21장 5절은 ‘부지런한 자의 경영은 풍부함에 이를 것이나 조급한 자는 궁핍함에 이를 따름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자신이 투자하는 상품 구조와 위험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분석하고 감당할 범위에서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금방 많은 돈을 조급히 벌려고 한다면 결국은 과도한 부채를 일으키는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를 한다는 뜻인데, 결국 시간문제일 뿐 그 결과가 어떨지는 분명하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진정 이해한 것만 투자하라는 메시지다.

성태윤(연세대 교수·경제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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