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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담배와 헤어질 결심

한승주 논설위원


“담배를 끊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이다. 나는 백 번도 넘게 끊었으니까.”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이 말은 금연이 얼마나 힘든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은 2015년 ‘고별연’이라는 글을 통해 공개적으로 금연을 선언했다. 그가 45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은 것은 값이 올라서도, 건강이 나빠져서도 아니었다. ‘세상이 담배 피우는 사람을 미개인 보듯 하고, 담배 피울 곳이 없어 쓰레기통 옆이나 독가스실 같은 흡연실에서 피고 있자니 서럽고 처량하고 치사해서 끊은 것’이었다.

담배 소비량은 1880년 미국 발명가 제임스 본색이 연초를 종이에 마는 지금의 ‘공장식 궐련 기계’를 개발한 후 급등했다. 담배의 해악이 알려진 건 1964년 미국 공중보건국장이던 의사 루서 테리의 ‘테리 보고서’가 나오면서부터다. 흡연이 폐암은 물론 각종 암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 공인됐다. 애연가들은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다며 담배와 쉽게 이별하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가 생기고, 간접흡연의 폐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자신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며 금연을 결심하곤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1년간 지속되는 금연 성공률이 20%가 안 된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은 이렇게 충고한다. 서서히 줄이지 말고, 한 번에 매정하게 결별하라. 동네방네 담배를 끊었음을 소문내는 것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돼 도움이 된다. 흡연은 일종의 니코틴 중독 현상이라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전문가와 상담하고, 니코틴 대체재 같은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으면 보다 수월하게 끊을 수 있다.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하루만이라도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만들자며 세계 금연의 날을 선포했다. 5월 31일이다. 그동안 금연 결심이 번번이 무산됐다면 이날을 계기로 삼아보면 어떨까. 초록이 싱그러운 봄날, 담배와 헤어질 결심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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