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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전세사기 고소 1000건 넘었다… 억장 무너지는 민생

뒤늦게 파악한 세입자들 법에 호소
동탄신도시 사건 고소 200건 육박
서울시, 신속 대응반 구성 운영키로

무적(가명)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전세사기·깡통전세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는 이어 말하기’ 행사에서 한 피해자와 전화를 연결해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쉴 새 없이 터져나오는 전세사기 사건으로 피해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벌어진 이른바 ‘건축왕’ 전세사기 관련 고소는 1000건을 넘어섰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전세사기 관련 고소도 200건에 육박한다. 서울에서는 강서구 등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지난 24일 현재 건축왕이라 불리는 60대 건축업자 A씨를 고소한 세입자가 1079명에 이른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일까지 고소한 세입자 987명에 비해 100명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도 하루 평균 4∼5건의 고소장이 접수된다. 고소한 세입자들이 주장하는 피해금액은 모두 83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계약일 만기가 다가왔거나 갑자기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피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세입자들의 고소가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A씨에게 부동산 소유 명의를 빌려준 공범들의 범행이 드러나는 것도 고소가 줄을 잇는 이유다. 지난 24일 미추홀구 한 길가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남성은 집이 경매로 넘어간 이후에야 A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경찰은 A씨가 수도권 일대에 보유한 주택이 2700여채에 달하는 만큼 그를 고소하는 세입자가 곧 1500명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금액 역시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경기 동탄에서도 오피스텔 전세사기 관련 세입자들의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사기 혐의로 동탄 오피스텔 268채 보유자 B씨 부부, 43채 보유자 C씨, 오피스텔 임대거래를 맡은 공인중개사 부부 등 5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 부부는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화성 동탄 등지의 오피스텔 268채를 사들인 뒤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세입자들과 계약을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동탄지역 부동산 시장이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이른바 역전세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들이 ‘무자본 갭투자’로 오피스텔을 계속 사들인 점 등을 고려해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B씨 부부에 대해 155건, C씨에 대해 29건 등 184건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해금액은 B씨 부부 관련 210억원, C씨 관련 40억원 등 250억원에 이른다.

서울에서는 이른바 ‘빌라왕’에 이어 무자본 갭투자로 강서구, 관악구, 동작구, 은평구 일대 빌라 등 주택 694채를 보유한 60대 임대업자 관련 전세사기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달 첩보로 수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150여명의 세입자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이에 서울시는 중개보조원 등 무자격자 중개행위, 전세사기 의심 사례, 집값 담합 등 부동산 불법행위 관련 신고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지도·점검 신속 대응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토지관리과 직원들로 대응반을 구성, 신고 당일 현장 점검에 나서 위반사항을 확인하면 수사의뢰·행정처분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무등록 중개업소 퇴출을 위해 개업중개사 본인 확인제를 추진한다. 서초구 등 일부 지자체가 시행 중인 명찰패용제 도입 여부도 검토 중이다.

인천=김민 기자, 화성=강희청 기자 김이현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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