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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녀 채용’ 난맥상 선관위, 간부 동반사퇴로 끝날 일 아니다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송봉섭 사무차장.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이번엔 채용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선관위 간부들의 자녀가 선관위에 경력직으로 채용된 사례가 6건으로 늘어났다. 자녀 채용이 드러난 간부들은 전현직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지역 선관위의 상임위원과 과장 등 다양하다. ‘부모 찬스’를 이용한 자녀 특혜 채용이 선관위 조직 전체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그들만의 관행인가. 소속 고위 공직자의 가족 채용을 금지하고 있는 이해충돌방지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인데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이들은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인 경우 신고하도록 돼 있는 선관위 내부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25일 동반 사퇴했다. 그러나 이들의 사표 수리로 끝날 일이 아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서서 진상을 밝히고 불법 여부를 가려야 한다.

채용된 자녀들은 모두 지방직 공무원 출신이다. 박 사무총장의 딸은 광주 남구청에서 근무하다가 전남 선관위 경력직에 채용됐고, 김세환 전 사무총장의 아들은 강화군청에서 인천시 선관위 경력직에 지원해 합격했다. 충남 보령시 공무원이던 송 사무차장의 딸은 충북 선관위 8급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 3명으로부터 만점을 받았다. 만점을 준 심사위원들은 모두 선관위 직원들이어서 지원자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았을 것이다. 충북 선관위는 채용 공고도 내지 않았다.

선관위는 지난해 3월 대선에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로 불린 부실 선거 관리가 여론의 지탄을 받자 김세환 당시 사무총장과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물러났다. 선관위는 이후 자체 감사를 벌여 일부 간부들을 징계했으나 감사원의 감사는 거부하고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선관위는 최근 2년 동안 북한 정찰총국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을 받았으나 헌법상 독립 기관이라는 이유를 대며 국가정보원과 행정안전부의 합동 점검 요청을 한동안 거부했다. 선관위가 아무리 헌법상 독립기관이지만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성역은 아니다. 불법과 불공정, 무능과 부실이 판치는 선관위는 철저히 개혁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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