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더 키운 물가상승… 고소득층만 실질소득 늘었다

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

가구 월 평균소득 500만원 첫 돌파
이자비용 부담 1년 새 42.8% 증가


1분기 가계소득이 처음으로 500만원을 넘었지만 빈부 격차는 심화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세에다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까지 겹친 탓이다. 고물가 직격탄을 맞은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은 쪼그라든 반면 물가 상승률보다 가파른 소득 증가세를 나타낸 고소득층의 실질소득은 늘어났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00만원을 넘은 것은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 영향으로 실질소득 상승률은 0%에 그쳤다. 분배 지표도 악화됐다. 소득 상위 20%를 의미하는 5분위의 1분기 월평균 소득은 1148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그러나 1분위(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107만6000원으로 3.2% 늘었다. 1분기 물가 상승분(4.7%)을 고려하면 고소득층 실질소득은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은 감소한 셈이다.


전체 소득에서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몇 배인지 측정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45배였다. 상위 20%의 처분가능소득이 하위 20%의 6.45배라는 뜻이다. 지난해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20배였는데 차이가 더 벌어졌다.

이 같은 빈부 격차 심화는 분위별 가구 특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분위 가구 중 근로자 외 가구(자영업자, 무직 등)는 76.6%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방역지원금,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등이 지급됐다. 올해는 지원책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득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상용직 근로자가 다수인 5분위는 정부 지원 감소의 영향이 미미했다. 1분위와는 달리 5분위 가구 중 근로자는 75.3%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기업에서 보통 연초에 상여금 등을 지급하는데 이 영향으로 근로자가 다수인 5분위 소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공공요금 등 인상으로 지출은 늘었다. 1분기 월평균 소비지출은 282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했다. 교통(21.6%), 주거·수도·광열(11.5%) 등 11개 항목의 지출이 모두 늘었다. 특히 연료비 지출은 23.5% 증가했다. 다만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지출은 2.9% 감소했다. 육류(6.6%) 곡물(15.1%) 과일 및 과일가공품(4.2%) 등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장바구니물가 부담으로 식료품 소비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비용 부담은 커졌다. 1분기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6만3000원이었다. 이 중 지난해 8만7000원이었던 한 달 이자비용은 올해 12만4000원으로 42.8% 늘었다. 1년 새 이자 부담이 배 가까이 커졌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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