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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유료화 기세… 심기 불편한 카드사들

간편결제 비중 작년4분기 23.4%
애플페이 결제수수료 요구 본격화
삼성페이도 개별 계약 전환 통보
비용 부담에 고객 혜택 줄어들 수도


애플페이 출시 이후 삼성페이마저 유료화에 시동을 걸면서 카드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 금리 상승 등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간편결제사들의 지불결제수수료 요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드시장에서 페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의 입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 가운데 간편결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3.4%를 차지했다. 2020년 1분기에는 16.3%에 불과했지만 2021년 3분기부터 20%대로 늘어났다. 모바일·PC 결제 대비 간편결제 이용 비중은 지난해 말 48.1%에 달했다.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결제 시장 주도권도 카드사에서 간편결제사로 넘어가는 추세다. 지난 3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는 건당 0.15% 수준의 결제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간편결제업체들이 무료로 서비스하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애플페이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주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와의 계약을 고려하는 상황이 됐다.

삼성페이도 애플페이에 이어 결제수수료 유료화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용 계약을 맺은 카드사들에 공문을 보내 1년마다 자동으로 연장하던 기존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지금까지는 삼성페이가 별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 계약을 카드사와 일괄적으로 맺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카드사들과의 개별 계약 방식을 채택할 전망이다. 기존 계약서는 ‘삼성전자와 협의체(카드사)가 삼성페이·앱카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이라는 내용을 포함하는 등 공동 사업 성격이 강했다. 업계에서는 0.1~0.15% 수준의 기본 수수료율 책정부터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화를 두는 ‘슬라이딩 방식’ 등이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양쪽에 수수료를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사실상 한 쪽을 선택해야 할 갈림길에 섰다”며 “업계에서는 삼성페이가 기존 계약 유지를 지렛대 삼아 ‘애플페이와 계약하지 말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출시 국가에서 수수료를 받는 애플과 달리 갑자기 유료화에 시동을 건 삼성페이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앱카드 기반인 삼성페이는 소비자가 결제할 때마다 인증비용이 따로 드는데, 이 부분을 카드사가 부담하고 있다. 삼성페이가 카드사의 비용 분담으로 성장한 측면이 있는데 애플처럼 지불결제 수수료까지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애플페이는 별도의 인증 비용이 들지 않는다.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이 줄줄이 유료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느 순간 간편결제 파이가 커지면 유료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의견은 있었지만 애플페이 도입이 촉매제가 돼 그 시기가 확 앞당겨진 측면이 있다”며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페이업계와 손잡았는데 고객에 대한 혜택 축소로 이어지는 모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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