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리튬 독점 야욕 중국… 신흥국 투자 불확실성 커진다

WSJ “배터리 굴기, 위험한 전략”
아프리카는 정치·안보 불안정
남미는 자원민족주의 팽배

게티이미지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광물 독점을 위해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의 신흥국에서 리튬 광산 확보에 혈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의 불확실성이 커 중국의 ‘배터리 굴기’가 ‘위험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에너지 등이 집계한 자료를 인용해 중국 기업이 최근 2년간 20여개의 리튬 광산 지분을 확보하는 데 45억 달러(약 6조원)를 지출했으며, 이곳이 대부분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몰려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튬은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로 전기차산업이 급성장하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 리튬 초과수요가 30만t을 웃돌 전망이다.

이 같은 중국의 해외 광산 개발이 순항할 경우 2025년까지 전 세계 리튬 광산 채굴량의 3분의 1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신흥국 광산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의 배터리 원료 공급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리튬 매장량을 보유한 캐나다와 호주는 최근 중국의 신규 투자를 차단했다.

중국은 배터리 원료 채굴, 정제부터 전기차 제조에 이르기까지 전기차산업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원자재 컨설팅업체 CRU그룹 통계를 인용해 중국이 전 세계 코발트의 41%, 리튬 28%, 니켈 6% 등 배터리 원료 광물의 채굴을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광물의 정제는 중국이 거의 독점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리튬 유통량의 67%, 망간 95%, 코발트 73%, 흑연 70%, 니켈 63% 등이 중국산이다. 양극재 시장의 77%, 음극재 92%, 분리막 74%, 전해질 82% 등 배터리 핵심부품도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셀의 66%, 전 세계 전기차의 54%를 각각 생산했다.

하지만 중국이 투자하는 신흥국들의 정치적 불안정, 자원 민족주의 등 위험요인으로 인해 투자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프리카의 말리와 나이지리아는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 멕시코는 지난 2월 리튬의 국유재산화 법안을 공포했고, 칠레는 민간기업이 칠레 국영기업과 합작 형태로만 리튬을 채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국가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유사한 ‘리튬 카르텔’ 기구 창설도 논의 중이다.

리튬 가격도 문제다. 전기차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최근 2년 새 500% 넘게 올랐지만 올 들어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쩡위췬 CATL 회장에게 “우리 산업이 세계 선두에 섰다는 건 기쁘지만 먼저 치고 나간 이런 호황이 끝내 흩어지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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