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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피 수혈, 환자 살린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 선교사 별세, 향년 89세

“인생 가운데 토막을 하나님께”
49세 늦은 나이 의료봉사 투신
네팔·방글라 등서 40여년 헌신

영화 ‘소명 3-히말라야의 슈바이처’의 주인공 강원희 선교사의 모습. 그는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의료선교를 해왔다. 국민일보DB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 선교사가 지난 26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1961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이듬해 강원도 무의촌에 병원을 열었다. 1982년 49세 늦은 나이로 네팔로 해외 선교에 나선 그는 이후 40년 가까이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의료 봉사에 투신했다. 낮에는 환자들을 돌보고 밤에는 잘 시간을 쪼개며 현지 언어를 배우는 등 열정적이었다. 실력이 없으면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는 생각에 틈나는 대로 귀국해 대형병원에서 새로운 의료기술을 익혔다.

한국에서 의사로서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평생 오지를 찾아다니며 의술로 복음을 전한 그였지만 힘든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세대 간호대 출신으로 캠퍼스 커플로 만나 부부싸움 한 번 하지 않고 지내온 아내 최화순 권사가 “우리도 그냥 보통 사람들처럼 살 수 없느냐”고 했을 땐 크게 흔들렸다. 그런 아내에게 그는 “꼬리도 머리도 아닌 인생의 가운데 토막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며 도리어 자신의 소명을 포기할 수 없다고 설득했다.

자신의 피를 수혈해 중환자를 살려내고 환자가 퇴원하면 식료품을 사 들고 집에까지 찾아가는 열정으로 현지인들은 그를 ‘히말라야의 슈바이처’로 불렀다.

2011년 4월 당시 여든을 앞둔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소명 3-히말라야의 슈바이처’(감독 신현원)가 개봉했다. 의료선교의 의미를 삶으로 증명한 그의 모습에 영화는 3만명 넘는 관객을 모으며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그는 2020년 제17회 서재필 의학상, 2014년 국민훈장 동백장, 2012년 제24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2000년 연세의학대상 봉사상, 1990년 보령의료봉사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아내 최 권사와 아들 강근표, 딸 강은주, 며느리 이경혜, 사위 김철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강원도 양양군 선영이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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