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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호실적에 배당도 굿!… 日증시로 머니무브

국내 투자자 日주식거래 역대 최대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외벽 전광판에 지난 17일 니케이255지수가 표시돼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상승 우려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나 홀로 활황’을 이어가는 일본 증시로 투심이 모이고 있다. 장기간 엔저 현상이 이어지는 데다 기업들의 호실적이 반영되면서 일본 증시가 ‘잃어버린 30년’을 회복하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거래 건수는 1만426건을 기록했다. 예탁원이 2011년 관련 자료를 제공한 이래 최대치다. 올들어 매달 5000건 수준이던 일본 주식 매수 건수 역시 이달에는 6418건까지 늘었다. 순매수액은 1454만 달러(약 194억 원) 수준으로, 연초 737만 달러(약 98억원)와 비교하면 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 증시는 올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대표지수인 닛케이 225는 지난 22일 3만1086.82로 거품경기 시기인 1990년 8월 이후 32년 9개월 만에 종가 기준 최고점을 찍었다. 연초 대비로는 19% 오른 수준이다. 2차전지 주도로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14.8%)보다도 큰 폭의 상승세다. 같은 기간 주요국 증시 가운데 S&P500 지수는 8%, 상해 종합 지수는 5% 상승에 그쳤으며 홍콩 항셍 지수는 1.8% 떨어졌다.


일본 증시 활황은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과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 증권거래소 주요 상장사 1067곳의 2023회계연도(올해 4월~내년 3월) 실적 예상치를 분석한 결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5월 어닝시즌에는 닛케이 기업 중 56%가 예상보다 양호한 매출, 52%가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많이 번 만큼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배당 성향도 높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닛케이 225 지수의 배당 성향은 41%로 S&P500 지수(35%)를 역전했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 역시 미국 대표 지수보다 높게 전망된다. 주주 친화 기조도 주목받는 요소다. 지난해 일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9조엔(약 85조원) 규모로,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엔저 현상도 일본 증시를 떠받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6일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40엔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6개월 만이다. 같은 달러로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일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엔화 가치가 저점을 찍고 오른다면 일본 주식을 팔 때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겹호재를 맞은 상황이지만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로이터 통신이 애널리스트 15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연말 닛케이 225 지수 전망은 2만6000부터 3만5000까지 다양했다. 스시모 미츠이 DS에셋의 마사히로 이치카와 수석 시장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닛케이 지수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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