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영향력 더 확대?… 친명·비명, 대의원제 놓고 으르렁

친명, 주도권 잡기 절호 기회 인식
비명 “개딸에 힘 싣기는 말도 안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조정식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번에는 대의원제를 폐지·축소하고, ‘개딸(개혁의 딸)’로 대표되는 권리당원의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의 혁신안을 놓고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장경태 의원이 이끄는 당 혁신위원회는 최근 대의원제 폐지·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친명계는 혁신안을 토대로 당 쇄신 논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비명(비이재명)계는 혁신안에 대해 대의원들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강성 권리당원인 ‘개딸’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의도로 의심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혁신위는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투표 시 권리당원과 대의원 상관없이 모두 1인 1표만을 행사하는 방안,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현행 ‘60대 1 수준’에서 ‘20대 1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복수로 제시했다.

민주당 현행 당규에서 대의원 1명이 권리당원 60명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과 관련해 ‘대의원 과다대표’ 비판이 계속됐다. 혁신위가 제시한 두 가지 방안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으로 ‘쇄신 논의’가 열린 이 시점을 혁신의 적기로 보고 있다. 친명계 내부에서는 ‘개딸’ 등 강성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키워 ‘이재명 리더십’을 보다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유튜브 ‘당원존 라이브’ 방송에 나와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이 준비가 잘돼 있는데, 이제는 집행을 하나씩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한 것도 쇄신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비명계는 ‘개딸’ 등의 영향력 확대를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비명계는 현재도 ‘개딸’ 등이 반대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며 당의 의사결정 과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늘어나면 비명계 입장에선 당권을 장악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들로 비명계는 쇄신 논의의 중심이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구성을 결의한 ‘혁신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경태 혁신위’에서 내놓은 안도 혁신기구에 이관시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명계 핵심 인사는 “민주당을 위해 헌신한 대의원을 권리당원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돈봉투 의혹 사건 등을 이용해 대의원제를 없애거나 영향력을 축소시킨다는 것은 ‘목욕물 버리려다가 아기까지 같이 버리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친명계 의원은 “비명계가 지도부를 겨냥해 ‘혁신안을 조속히 내놓으라’고 압박할 때는 언제고, 또 혁신안을 공론화시키겠다고 하니 이젠 또 ‘새 혁신기구로 혁신안을 이관하라’ 하는데, 이것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혁신안을 공개하고 찬반토론을 진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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