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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 없는 행인을… 1년여간 16명 폭행한 50대

복역 뒤 또 범행… 법원 징역 6년 선고
“묻지마 범죄, 정신질환 치료도 필요”


폭행죄로 실형을 살고 출소한 뒤에도 지하철 등에서 마주친 일면식 없는 행인 16명을 폭행한 5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묻지마 범죄’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범죄 원인을 특정해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박민 판사는 폭행·상해 등 혐의를 받는 A씨(58)에게 최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선량한 시민들에게 공포를 야기하는 묻지마 범죄는 엄한 처벌로 근절해야 할 공익상 요청이 강하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감옥에서 나온 A씨는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 역사 등에서 16명을 특별한 이유 없이 폭행했다. 이 중 11명이 여성이었다.

A씨는 지난해 4월 16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강장에서 ‘큰 소리로 말했다’는 이유로 69세 여성을 밀쳤다. 피해자는 넘어지면서 스크린도어에 부딪혀 60일간 치료가 필요한 골절 상해를 입었다. 그 사흘 뒤에는 강남역 9번 출구 승강기로 올라온 20대 여성에게 “사지 멀쩡하면 계단으로 다니라”며 욕설을 퍼붓고 발로 4차례 걷어찼다. 같은 해 2월 서울지하철 4호선 전동차 안에서는 다른 여자 승객에게 시비를 걸다 이를 제지하는 50대 남성을 때렸다. 어깨가 부딪쳤다거나,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 등으로 20~30대 여성들이 주요 폭행 대상이 됐다. 지하철 요금을 안 내고 개찰구로 나오다 이를 제지하는 40대 남성 역무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A씨 사례뿐 아니라 일상에서 벌어지는 묻지마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는 상반신에 문신을 한 남성이 일면식 없는 여성에게 행패를 부리다 검거됐다. 지난달 부산 노래주점에서도 별다른 이유 없이 60대 여성 업주를 무차별 폭행한 5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된 바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묻지마 범죄는 대개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 야비한 범죄”라며 “재범률이 높아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며 정신질환 치료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 박탈이나 좌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사회복지 측면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범행 이유를 찾지 못한다면 교화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며 “사회적 원인인지, 정신질환 원인인지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정시설에서라도 원인을 찾아 교화해 재범을 막아야 한다. 교정시설 현대화와 인력·예산 충원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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