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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는 퍼주고 尹 정부는 덜 걷고… 나라 곳간이 비었다

조사 이래 첫 年 18조대 재정 부담
지나친 감세정책 재정 악화 초래
전문가 “지출 억제 한계… 증세 필요”

국민일보DB
지난해 추진된 감세 정책의 여파로 연평균 18조원가량의 추가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전 재정을 강조하던 정부가 지나친 감세로 재정 악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대로 ‘증세 카드’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2년 가결법률 재정소요점검’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재정수반법률 154건으로 인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국가·지방자치단체 재정에 연평균 18조3527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추가 부담액 대부분은 재정수입 감소분(16조3994억원) 때문이었다. 재정지출로 인한 부담액은 1조9533억원에 불과했다.


예산정책처는 2018년부터 국회가 전년도에 가결한 법률을 집계해 법률 시행이 향후 재정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 해에 18조원대의 재정 부담이 발생한 것은 관련 조사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에는 매년 14조5913억원의 추가 부담이 전망된 2021년이 최대였다.

재정건전성을 내세우며 출범한 윤석열정부에서 오히려 지난 정부보다 큰 재정 부담이 발생한 데는 세수 감소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지난해 지출 증가분은 예산정책처의 분석 시작 이래 가장 작았다. 하지만 지난해 법률 통과로 줄어든 재정수입은 종전 최대였던 2021년의 배를 훌쩍 넘겼다.

예산정책처는 전체 수입 감소 요인의 96.9%가 정부발 세법 개정안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신용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 확대·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이 해마다 8조2351억원의 세수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됐다. 법인세율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는 4조1163억원으로 예측됐다. 대통령 공약으로 추진한 소득세법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역시 각각 2조6992억원, 1조1202억원 규모의 세수 감소를 불러올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감세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 3월에도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문제는 이대로는 정부가 추구하던 건전재정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부진 여파로 1분기에만 전년 대비 24조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하며 일찍부터 ‘세수 펑크’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전재정 달성을 위해 정부가 증세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총선을 앞둔 올해는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억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진정 재정건전성을 추구한다면 증세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재정건전성과 감세 정책은 양립이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을 수 있다는 것은 허상”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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