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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우한 “당장 빚 갚아라” 공개 독촉… 심각한 中 지방정부 부채

259곳 기업·대출 잔액 실명 공고
고강도 방역 3년에 지역경제 타격
재정 악화하면 경기 부양도 한계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기관지인 장강일보에 지난 26일 시에서 돈을 빌려 간 뒤 갚지 못한 259개 기업 및 기관 명단과 이들의 대출 잔액을 열거한 공고문이 실렸다. 우한시 재정국이 발표한 채무 추심이었다. 지방 재정 당국이 공개적으로 빚 독촉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3년간 지속된 코로나 봉쇄와 경제 활동 재개 후 이어진 각종 세금 감면 등의 조치로 중국 지방 정부들이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우한시 재정국은 장강일보 한 면을 털어 2018년 12월 기준 대출을 받고 제때 갚지 않은 채무자 명단을 공개했다. 우한 현지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학교, 연구소, 기타 기관도 일부 포함됐다. 국영기업과 우한시 내 장샤구, 한난구도 이름을 올렸다. 우한시는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에게 미상환 부채를 갚으라고 안내했지만 여전히 갚지 않고 있다”며 “채무자 및 보증인은 공고일로부터 즉시 법적 상환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채무자들 총부채는 3억 위안(약 563억원)이다.

중국 후베이성의 성도 우한시 재정국이 최근 관영 매체 장강일보에 낸 공고문. 259개 채무 기업 및 기관과 이들이 갚아야 할 금액이 열거돼 있다. 중국 바이두 홈페이지

인구 1373만명, 지역총생산 1조8866억 위안(354조원) 규모의 우한은 2020년 초 중국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가 발생해 두 달 넘게 봉쇄됐던 곳이다. 봉쇄 해제 이후에도 중앙정부의 고강도 방역 정책이 3년간 지속되면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우한시 재정국에 따르면 2020년 일반 공공예산 수입은 전년 대비 21.3% 줄었고 2021년 전염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가 싶더니 지난해 코로나19 재유행 등의 여파로 다시 감소했다. 위드 코로나 첫해인 올해 1분기 예산수입도 지난해보다 8.5% 감소했다.

명보는 “우한시의 이례적인 조치는 재정이 악화한 지방정부들의 어려움을 보여주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정부 부채는 중국 경제의 숨은 뇌관으로 꼽힌다. 중국 재정부가 집계한 올해 1~4월 전국 지방 재정수입은 4조5610억 위안(85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4.8% 늘었지만 이는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총액이 자금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를 포함해 약 66조 위안(1경2400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국 전체 GDP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지방정부는 대부분 LGFV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는 공식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다. 골드만삭스는 LGFV가 설립한 금융기업의 숨겨진 차입금까지 포함하면 지방정부 총부채가 약 23조 달러(3경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 정부가 암묵적으로 부채 보증을 제공하기 있으므로 지방정부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재정이 악화하면 경기 부양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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