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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코인·개딸·호남 흔들… ‘최악의 고비’ 맞은 민주당

겹악재 이후 뾰족한 해법 못 내놔
호남 지지율 14%P 하락해 41%
중도층 의식 대정부 투쟁 딜레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 등 잇따른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에 대한 대응 방식과 대의원제 폐지·축소 등 당 혁신안을 두고도 당내 이견이 분출하면서 계파 갈등까지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겹악재에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최악의 고비를 맞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1%를 기록했다. ‘김남국 코인 논란’이 터지기 직전인 4월 넷째주에 37%였던 지지율이 한 달 새 6%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문제는 마땅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코인 논란’은 언제든 민주당에 추가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돈봉투 의혹으로 향후 민주당 의원 다수를 기소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당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놓고 당내 우려가 상당하다.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6월 12일) 결과를 놓고도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29일 “급한 불 끄겠다고 우선 탈당부터 시킨 것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사법적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도 전부 탈당시켜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장경태 의원이 이끄는 당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대의원제 폐지·축소안은 계파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대의원제 폐지 주장에 ‘개딸’ 등 강성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단번에 키우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의심한다. 이 혁신안을 현재 지도부가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 구성될 혁신기구에 일임해 별도의 혁신안을 만들 것인지를 놓고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당이 결속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에 맞서 싸워야 하는 시점인데도, 지금은 외부 전선이 아니라 오히려 내부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급락한 것도 경고음이다. 한국갤럽의 지난 23~25일 조사에서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4% 포인트 하락한 41%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돈봉투 의혹과 코인 논란에 대한 반감뿐 아니라 거대 야당으로서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의 한 민주당 의원은 “광주와 호남 지지자들은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와 왜 시원하게 싸우지 못하고 있느냐는 불만이 상당하다”며 “더 세게 싸우고, 더 시원하게 비판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경 일변도의 대여 공세가 자칫 중도층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 딜레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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