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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터치 몇 번으로 금리 갈아타기… ‘환승대출 시대’ 열려

대환대출 서비스 오늘부터 시작
금융사·비교플랫폼 앱 통해 신청
회사별 한도 제한… 큰 효과 미지수


스마트폰 클릭 몇 번으로 기존 신용대출 상품을 유리한 조건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31일 시작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간 금리 인하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별 신규 대환대출 취급 한도가 제한된 데다 일부 대형 플랫폼사로의 쏠림 현상 탓에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우려도 크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환대출서비스는 스마트폰 앱 설치부터 대출 갈아타기 결과 확인까지는 약 15분이 걸린다. 과거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새로운 대출을 받기 위해 최소 2영업일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르고 간단한 절차다. 소비자는 대출비교 플랫폼 앱과 주요 금융회사 앱에서 대출을 대환할 수 있다. 기존에 받은 대출의 금리와 갚아야 할 금액 등을 먼저 확인할 수 있고, 소득·직장·자산 정보를 입력하면 새로 받을 수 있는 대출 조건을 조회할 수 있다. 대출 조건을 반복 조회해도 신용 점수에 영향은 없다.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은 53개 금융회사에서 받은 10억원 이하의 직장인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보증·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다. 다만 기존 대출을 새희망홀씨대출, 징검다리론, 햇살론 등 서민·중저신용자대상 정책대출로 갈아타는 것은 보증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하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조회는 대출비교 플랫폼 앱 등에서는 제약이 있지만, 오는 7월부터는 모든 카드론을 조회해 다른 대출로 갈아탈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연체 또는 법률 분쟁, 압류 및 거래 정지 상태의 대출은 시스템에서 갈아탈 수 없다.


대환대출서비스 이용시간은 은행 영업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서비스 이용횟수는 제한이 없지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대출은 대출 계약 후 6개월이 지난 이후에만 이용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는 오는 12월 시작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 새 대출에서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 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자 경감 혜택뿐 아니라 각 금융회사의 대출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소비자의 지속적인 이동과 금융회사 간 경쟁으로 각 금융회사의 대출금리가 일정한 범위 내로 수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사별 대환대출 취급 한도가 정해져 있어 금리 인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개별 금융회사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규로 유치할 수 있는 대출은 전년도 신규 신용대출 취급액의 10% 또는 4000억원 중에서 더 작은 규모로 제한된다. 대환대출 서비스로 대규모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금융 시장의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부 대형 플랫폼사·금융사가 운영하는 플랫폼 위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미 빅테크 3사(카카오페이·토스·네이버페이)가 시중은행들과 서비스를 제휴하면서 중소핀테크 업체들은 소외되는 모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신용대출 시장이 연간 250조 원임을 감안하면 대환대출 시장 규모는 0.5%”라며 “특정 금융회사로 신용대출 고객들이 몰려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탄력적으로 신규 취급액 기준을 조정해나갈 방침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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