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고 자격증도 없고… 전세사기 의심 공인중개사 요지경

국토부, 108건 위반한 99명 적발
‘안심전세 앱’ 기능 확대해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하기로


악성 임대인 소유의 주택을 두 차례 이상 중개해 전세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인중개사 99명이 적발됐다. 공인중개사마저 믿기 어려워진 부동산 시장에서 임차인들은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전세 매물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심전세 앱’을 업데이트해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공인중개사 242명을 특별점검한 결과 99명이 중개 과정에서 관련 법령 108건을 위반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악성 임대인 소유 주택을 두 번 이상 중개한 공인중개사다. 위반 행위 108건 중 53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위반 행위는 무등록 중개가 41건으로 가장 많았다. 컨설팅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세입자가 악성 임대인과 계약하도록 유도한 경우도 5건 있었다. 중개보조원 등 무자격자가 중개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대가로 공인중개사에게 돈을 준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7월 31일까지 전세사기 의심 거래를 추가로 선별해 이상거래를 중개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2차 특별점검을 진행한다.

임차인이 전세 계약 전에 물건이 위험한지 아닌지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시세 정보와 임대인 세금 체납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31일 정오부터 안심전세 앱 기능을 확대해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우선 임대인의 국세와 지방세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임대차 계약 전이라도 임차인이 임대인의 체납 정보 조회를 신청하면, 임대인 동의를 거쳐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현재도 임대차 계약을 한 임차인에 한해 보증금이 1000만원을 넘으면 임대인 동의 없이도 국세 미납 여부를 열람할 수 있다. 연말부터는 악성 임대인 명단도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당초 수도권 연립과 다세대 등에 한정됐던 시세 제공 범위도 전국 시군구 오피스텔, 대단지 아파트까지 확대된다. 일부 빌라는 준공 1개월 전 시세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신축 빌라의 시세나 공시가격을 확인할 수 없어 보증금이 적정한지 아닌지를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잠정 시세를 통해 보증금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세금 체납이나 보증사고 이력이 없는 임대인은 ‘안심 임대인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안심 임대인 인증 유효기간은 한 달이다. 임차인은 계약 직전 등기 조회를 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약하는 시점에 임대인 정보 등을 조회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계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임대인이 전세금을 반환하기 위한 대출을 받을 때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세금 반환 보증과 관련된 대출에서 선의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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