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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기차, 아세안 점유율 추락… 중국 약진? 통계 착시?

상의 발표… 액수도 절반이하 뚝

조코 위도도(왼쪽)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현지공장 준공식에서 정의선(왼쪽 두 번째) 현대차그룹 회장의 박수를 받으며 아이오닉5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점유율이 급락했다. 3년간 35% 포인트나 빠졌다. 대신 중국산 전기차가 약진했다. 가격 경쟁력,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對)아세안 외교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완성차 업체가 동남아시아에 적극으로 진출해 현지공장을 세우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통계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산 전기차 수출은 줄었지만 현지 생산이 늘고 있는 게 통계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이 2019년 43.2%(1위)에서 2021년 8.2%(3위)로 떨어졌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5600만 달러에서 2400만 달러로 줄었다. 대한상의는 최근 3년간(2019~2021년)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 변화를 분석했다. 아세안의 수입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9년 1억3000만 달러에서 2021년 3억 달러로 성장했다.


한국산이 줄어든 자리를 중국산과 독일산이 차지했다.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19년 25.7%(수입액 약 3400만 달러)에서 2021년 46.4%(1억3800만 달러·1위)로 뛰었다. 같은 기간에 독일산 점유율은 1.3%(200만 달러)에서 34.1%(1억100만 달러)로 늘었다. 독일산 전기차는 2위에 올랐다.

대한상의는 아세안 소비자들의 낮은 구매력에 따른 저가 중국산 전기차 선호 현상과 중국과 아세안의 우호적 관계를 ‘배경’으로 분석했다. 중국 업체인 우링에서 출시한 에어EV 가격은 현대차 아이오닉5의 절반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중국은 아세안에 의료물품을 적극 지원하며 협력 분위기를 강화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풍부한 광물자원과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전기차로의 전환 의지가 강한 아세안 시장을 놓쳐선 안 된다. 합리적 가격의 수출용 전기차 개발, 각국 정책에 따른 유불리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계 자체에 오해와 착시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정책적 혜택을 누리기 위해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최종 조립하는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세안의 한국산 전기차 수입이 크게 줄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세안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인 시기를 조사 대상으로 삼은 탓에 한국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잣대로는 무리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세안 국가 정부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주면서 시장 확대에 시동을 건 것은 2021년 이후다. 동남아시아 전기차 판매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태국은 지난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했고, 인도네시아는 올해부터 부가가치세 감면 혜택을 준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1~2%로 미미하다. 아직 시장이 작아서 매년 점유율이 큰 폭으로 요동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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