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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단말기에 수수료 요구… 이마트, 애플페이 서비스 미도입

애플, 수수료로 10억 달러대 챙겨
해외서도 폐쇄적 정책 논란 불러
수수료부담 소비자 전가 우려 커져

뉴시스

이마트가 주요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자존심을 굽히면서 애플페이의 독단적 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 애플은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고 보안을 이유로 한 수수료를 가맹점에 요구하도록 하는 등 폐쇄적 정책을 펴고 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재로선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페이는 현재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주요 편의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론칭한 현대카드 입장에서 이마트는 서둘러 서비스 계약을 맺어야 할 대상이다. 이마트는 전국 130여개 점포에 이르는 거대 유통망을 보유한 대형마트 점유율 1위 업체다. 가족단위 고객을 등에 업은 이마트, 이마트트레이더스의 장바구니 결제 건수는 많게는 1회당 30만~40만원 수준이다. 수수료를 수익으로 삼는 카드사로서는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곳이다.

문제는 애플페이의 폐쇄성이다. 애플페이는 독자적 결제방식을 채택한다. 애플페이 서비스를 개시하려면 근거리결제방식(NFC) 단말기를 설치해야하고, 비접촉 결제 서비스를 위해 단말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특히 애플은 보안을 이유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애플페이의 시장 지배 이슈가 불거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과거 애플이 애플페이 서비스와 관련해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잠정 의견을 낸 바 있다. 애플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른 개발자 및 사업자의 접근을 제한하면서 시장 경쟁을 막고 독점적 권리를 행사했다는 취지다. 애플이 그동안 폐쇄적인 서비스 구조로 카드사로부터 받은 수수료만 10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됐다.

‘수수료 나비효과’도 문제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현재 애플에 건당 0.15%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 도입 탓에 삼성페이를 비롯한 다른 페이사업자도 수수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오는 8월을 끝으로 국내 카드사에 삼성페이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애플페이 확산으로 소비자 편의성이 증대된 측면이 있지만, 애플페이 도입업체들의 수수료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신용카드사는 관련 수수료 등의 비용을 소비자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부가통신사업자(VAN)나 카드사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카드사들은 이를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는 것으로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확산될수록 소비자 편의성보다는 수수료 전가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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