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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관악서도 보증금 연쇄 미반환… 집주인은 대학병원 교수

100여가구·피해액 100억원 추정
임대인 “건물 팔아 반환 노력 중”


전세사기 사건이 빈발하는 상황에서 서울 동작구와 관악구 일대에서도 무더기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직 대학병원 교수인 임대인은 임대 건물 10여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입자는 100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나오고, 임대인 측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잦아지면서 해당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임대인은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아파트 등 보유 중인 자산을 팔고 있다”며 고의적 미반환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3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한 3층짜리 다중주택에서 지난해 가을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올해 1월에는 임대인 부부가 빌린 대출금을 변제하지 않아 임의경매가 시작되기도 했다. 다만 해당 임대인이 지난달 주택을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 빚을 갚으면서 당장 경매에 넘어가는 상황은 피했다. 현재 임대인이 이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만 14억원이 넘는다.

같은 임대인 소유의 상도동 5층짜리 단독주택도 지난달 임의경매가 시작됐다. 보증금 1억3000만원을 받지 못한 세입자의 신청으로 임차권등기명령도 접수됐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사해야 할 때 세입자에게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주는 제도다. 인근의 3층짜리 단독주택에도 3건의 임차권등기명령이 내려졌다. 임대인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 규모와 동작·관악 일대 전세 보증금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1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세입자들은 자산가로 알려진 임대인의 자금력을 믿고 보증금 미반환을 걱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세입자는 “임대인 부부가 워낙 부자라는 얘기를 들어서 보증금을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 임대인들은 전세가 20억원 상당의 강남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은 한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4억원 상당의 자신 명의 아파트도 보유 중이다.

임대인 측은 보증금 반환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남편은 “우리는 ‘착한’ 피해자다. 전세(세입자)가 들어오지 않는다”라며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손해를 보면서 어떻게든 (건물을) 팔아 보증금을 돌려주려고 한다. 교수직을 걸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 역시 “현재 전세 세입자가 아예 안 들어오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작년에 종합부동산세만 10억원 가까이 냈다”며 “경매도 풀고 물건을 팔면서 노력하고 있다. 내년 1월쯤에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 같다”고 했다.

세입자들은 임대인이 현재의 상황을 숨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다른 세입자는 “임대인이 사전에 상황을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하지 않나”라며 “전세사기 소식에 우리가 먼저 불안해 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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