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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AI 반도체 전쟁’ 뛰어든다

전설적 디자이너 짐 켈러가 이끄는
텐스토렌트와 반도체 개발 협력
가전·전장 등서 시너지 효과 기대


LG전자가 전설적인 반도체 디자이너 짐 켈러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에 뛰어든다. 직접 설계한 반도체 로 스마트TV, 자동자 전자장비 등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 등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캐나다의 인공지능 컴퓨터 설계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LG전자와 스마트TV, 전장,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LG전자는 프리미엄 TV 플랫폼에 텐스토렌트의 AI 기능을 추가하고, 텐스토렌트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LG전자의 검증된 비디오 코덱 기술을 추가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상생 협력계약은 반도체 업계에서 매우 드문 사례라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덧붙였다.

두 회사의 협업이 눈길을 끄는 배경에는 텐스토렌트를 이끄는 짐 켈러(사진)가 있다. 켈러는 반도체 업계에서 전설로 불린다. AMD, 인텔, 애플, 테슬라 등에서 근무하며 획기적인 성능의 반도체를 만들었다. AMD에서 애슬론64, 라이젠 등을 개발해 인텔을 맹추격하는 데 기여했다. 애플에서 A4, A5를 만들어 ‘애플 실리콘’의 토대를 마련했다. 테슬라로 옮겨 엔비디아에서 만든 테슬라칩보다 10배 이상의 성능을 내는 반도체를 선보였다. 지난 2020년 인텔에서 퇴사한 켈러는 텐스토렌트에 합류해 AI 반도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2016년 설립한 텐스토렌트는 AI 모델을 훈련·실행하는 컴퓨터를 설계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 업체다. 텐스토렌트는 기존 반도체 업체에서 사용하는 인텔 x86이나 ARM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아닌 오픈 소스 ‘RISC-V’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를 개발한다. 켈러는 “자체 설계 반도체를 가지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LG전자는 업계의 거인 중 하나며, 이번 협력으로 미래 반도체 솔루션을 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텐스토렌트 기업가치는 10억 달러(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텐스토렌트는 고객사를 한 번도 밝히지 않았다. 처음 밝힌 고객사가 LG전자다. 앞으로 LG전자와 협력을 이어갈 것임을 염두에 둔 명단 공개로 받아들여진다.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텐스토렌트와 LG전자는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며 협업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칩렛(chiplet) 분야에서도 손을 잡기로 했다. 칩렛은 반도체를 기능 단위로 쪼개서 연결하는 기술이다. 레고 블록을 쌓는 것과 비슷하다. 반도체 초미세공정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성능을 끌어올리는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가 텐스토렌트와 협업으로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강화하면 다양한 가전 제품과 전장용 반도체 등으로 외연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전장은 LG전자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다. 반도체만 있으면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전장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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