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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시설관리 “육아휴직, 직장어린이집 돈 내라” 논란

“상시 근로자 해당 안 된다” 이유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 지적도

31일 인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한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인천공항시설관리 앞에 육아휴직자의 보육료 부담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인천공항노조 제공

인천공항공사의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에 다니는 A씨는 둘째 자녀 병간호를 위해 최근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첫째 자녀는 직장 어린이집에 다니는 중인데, A씨가 육아휴직 신청을 한 지 얼마 뒤 회사로부터 ‘사내 어린이집을 이용하려면 한 달 86만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갑작스러운 요구에 A씨가 그 이유를 묻자 회사 측은 “‘상시 근로자’가 아니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A씨 자녀가 사내 어린이집을 퇴소했다가 A씨 복직에 맞춰 다시 입소하려면 1년 이상은 더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A씨는 이런 사측 방침이 부당하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민원을 신청했다.

3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근로기준법상 상시 근로자는 사업주와 고용 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가 모두 포함된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병가 등으로 출근하지 않는 근로자도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인천공항시설관리는 복리후생제도 적용기준에 ‘상시 근무하는 임직원에 대해 적용한다’고 규정해 놨다. 노사 합의를 통해 대상 범위를 더 좁게 해석한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이유로 사내 어린이집 비용을 청구받은 직원은 10명에 이른다.

회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한 복리후생 규칙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시설관리 관계자는 “복리후생은 회사의 고유영역이기 때문에 육아휴직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라 해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장진나 노무법인 현율 노무사는 “육아휴직 등으로 복리후생이나 처우에 불이익을 주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상시 근무자 기준은 회사가 별도로 설정할 수 있어 육아휴직자를 제외한 것으로만 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취업규칙은 법령을 위반해선 안 되기 때문에 남녀고용평등법 등에 따라 적법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사나 자회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자회사 인천공항경비, 인천공항운영서비스 3곳은 육아휴직 중에도 사내 어린이집 비용을 지원한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육아휴직자에게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건 육아휴직 장려뿐 아니라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천공항시설관리 측은 “6월 노사협의회 때 이 사안을 비롯한 복리후생 전반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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