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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로켓 도발에 허점 노출한 경보 체계, 전면 쇄신해야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31일 오전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발령 위급 재난문자(왼쪽). 행정안전부는 이어 6시41분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는 문자를 다시 보냈다.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새벽 평북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군사정찰위성이라 주장하는 로켓을 발사했다. 발사체가 경로를 이탈, 어청도 서쪽 먼바다에 추락해 발사는 실패로 끝났지만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의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북한은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2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무모한 도발을 멈춰야 한다. 국제 규범을 무시하는 도발의 반복은 한·미·일 등의 군사적 맞대응을 부르고 국제사회 제재의 명분만 키워줄 뿐이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 대응에는 빈틈이 없어야 한다. 우리 영토를 직접 겨냥한 공격까지 시사할 정도로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날 당국의 대응은 그런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민방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서울시가 경계경보 발령을 놓고 혼선을 빚었고 긴급재난 문자 발송도 뒷북에다 내용마저 허술했다. 행안부는 발사체가 발사된 지 1분 후인 오전 6시30분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했는데 예상 경로가 아닌 서울 지역에도 경보가 발령됐다. 서울시가 행안부 민방위경보통제소의 지령 내용을 오인해 벌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시민들은 긴급재난 문자와 사이렌, 안내 방송에 잠이 깨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행안부는 서울시가 경계경보를 오발령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사실이라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과잉 대응일 수 있어도 오발령은 아니다’는 서울시 주장이 설령 맞더라도 긴급재난 문자는 엉망이었다. 발사체가 발사된 지 12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한 지 9분이 지난 오전 6시41분에야 발송했고 발령 이유와 대피 장소 등 기본 사항이 빠져 있어 시민들에게 거의 쓸모가 없었다. 일본이 오전 6시30분 예상 경로인 오키나와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피난하라’고 구체적인 권고를 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경보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다.

미사일 공격이 실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민방위 시스템을 쇄신해야 한다. 경계경보 발령의 신속성을 높이고, 안내 정보를 구체화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간 공조 시스템도 재점검해 보완해야겠다. 비상 상황 시 행동 요령 숙지, 지정 대피장소 안내 등 시민 대상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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