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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돌리면 창고에만 쌓인다… 제조업 재고율 130% ‘사상 최대’

반도체 26년 만에 최대… 부진 견인
생산·소비도 ↓… 하반기 회복 의문


지난달 제조업 분야 재고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반도체 수요와 출하가 줄면서 공장에 재고가 쌓인 탓이다. 생산과 소비도 나란히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난다는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재고율은 130.4%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13.2% 포인트나 올랐다. 1985년 관련 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후 3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재고율은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값이다. 공장에 쌓인 물건이 밖으로 나간 물건보다 많을 때 100%를 웃돌게 된다.

반도체가 재고율 상승을 이끌었다. 4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0.5% 늘었지만 출하는 20.3% 감소했다. 생산은 소폭 증가하고, 출하는 대폭 줄면서 반도체 재고는 31.5%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반도체 재고율은 267.9%로 집계됐다. 1997년 3월(288.7%) 이후 26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석유정제 재고율도 한 달 만에 15.1% 증가하며 제조업 재고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생산과 소비도 부진한 상황이다. 4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8(2020년=100)로 전월보다 1.4% 줄었다. 5개월 만의 감소세 전환이자, 지난해 2월(-1.5%) 이후 14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공공행정 생산은 12.4% 급감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선언을 앞둔 정부가 치료제 구입을 줄인 여파로 해석된다. 지난달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5.2로 전월보다 2.3% 줄며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 증가로 전월 대비 0.9% 늘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3개월 연속 상승세다. 다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하며 6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경제 지표가 적신호를 나타내면서 올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정부가 상저하고 경기 흐름을 예상했지만 (경기가) 올라가는 시점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불확실한 모습이 많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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