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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출구 안 보이는 노정갈등

한국노총 고공농성 강제 진압 반발
오늘 예정됐던 노사정 간담회 무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전국 동시다발 민주노총 총력투쟁 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정부의 불법 집회·파업 강경대응 압박에 노동계도 대규모 집회 등으로 반발 수위를 높이면서 노정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던 노·사·정 간담회는 경찰이 전남 광양 고공농성 노동자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오며 끝내 무산됐다.

한국노총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1일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윤석열 정권의 폭력 연행과 진압을 보면서 노동계와 대화할 생각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경찰이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고공농성하던 한국노총 간부를 강제 진압한 과정을 비판하기 위해 열렸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새벽 사다리차를 이용해 높이 7m 철제구조물에서 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에게 접근했다. 김 사무처장이 쇠파이프를 들고 저항하자 경찰도 진압봉을 휘둘렀고, 김 사무처장은 머리에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국노총은 “앞에서는 대화의 손을 내밀고 뒤에서는 노동자를 폭력 진압하는 정권에 기대할 수 없다”며 “정권 심판 투쟁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기도 해 앞으로 진행될 최저임금 심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는 동시다발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지난 16~17일 건설노조의 노숙집회 이후 2주 만에 열렸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주야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해 일부 사업장에서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노사정 간담회마저 무산되면서 노동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정 갈등은 정부가 올해 초 ‘노조 회계 투명화’ 방침을 내세워 노조를 정면으로 겨냥한 정책을 펴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지난 1일 건설노조 조합원인 고(故) 양회동씨의 분신 사망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누적된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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