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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떨어진 北정찰위성… 땅에 떨어진 南경계경보

北 “2단계 엔진 비정상… 서해 추락”
“전쟁 났나” 오발령에 시민들 발칵
2차 발사 예고… 긴장 상태 이어져

합동참모본부가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추락한 서해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서 인양한 빈 원통 모양의 발사체 잔해물 모습. 잔해물의 바깥쪽 부분(사진에서 붉은 원)을 확대하자 '점검문 13(기구조립)'이라는 붉은색 한글 글자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 잔해물을 발사체 1단의 추진제(연료와 산화제) 탱크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오전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엔진 고장으로 발사는 실패했다. 서울에서는 북한의 발사와 관련한 경계경보가 잘못 발령되면서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오전 6시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다. 이어 “천리마-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며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쏜 우주발사체가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합참은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낙하 지점에서 발사체 잔해를 수거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무리한 경로 변경’을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과거에는 1·2단체(추진체)의 비행 경로가 일직선이었지만, 이번 발사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설정하면서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 변경을 하다가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번 발사는 실패했지만, 북한이 ‘빠른 기간 내 2차 발사’를 예고함에 따라 앞서 국제기구에 통보된 발사 기한인 6월 11일까지 한반도에선 극도의 긴장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고 여러 가지 부분시험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우주발사체 도발에 ‘경계경보 오발령’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수도권의 많은 시민들이 대혼란의 아침을 보내야 했다. 서울시는 오전 6시32분 공습경보를 알리는 비상 사이렌을 울린 데 이어 9분 뒤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시민들은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이라는 정정 문자를 보내기까지 22분가량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순간적인 트래픽 폭증으로 네이버 모바일이 6시43분부터 약 5분간 접속 오류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서울 동작구의 박모(33)씨는 “실제 상황이라며 대피 안내 방송이 나왔는데 네이버도 먹통이었다”며 “진짜 전쟁 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재난문자는 요란하게 울렸지만 어떤 이유로 경계경보가 발령됐는지, 어느 곳으로 대피해야 하는지는 안내되지 않았다. 직장인 신모(39)씨는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떡할 뻔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욱 이가현 신용일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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