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재촉에 누리호 성공 ‘부담’… 北, 서두르다 망신 자초

北 11년 만에 위성 발사 실패 시인
우주개발국 시한 쫓겨 상당한 압박
ICBM 성공 과도한 자신감 毒으로
“김 위원장 발사장 인근 참관 추정”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지난 16일 딸 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찰위성 1호기의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이 끝났으며, 탑재 준비까지 완료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에 발사를 통보했던 기간(5월 31일~6월 11일) 첫날에 군사정찰위성을 쐈지만 발사체가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실패 이유는 발사체 엔진과 연료 계통의 문제로 인한 추진력 상실이었다. 북한은 2012년 4월 지구관측위성이라고 주장했던 ‘광명성 3호’ 발사 실패 이후 11년 만에 위성 발사 실패를 시인했다.

이번 실패와 관련해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재촉에 큰 부담을 느끼고 무리하게 발사를 추진하다가 망신을 자초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군사정찰위성 개발은 김 위원장이 2021년 1월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과제로 제시한 사업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준비를 다그쳐 끝내라”고 지시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우주개발국이 정치적 시한에 쫓겨 상당한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정상적으로 준비됐다면 별도 위원회(위성발사준비위)를 꾸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방만하게 여러 사람을 끌어모아 별도 위원회를 만든 것이 해가 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지난 25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에 성공하자 이에 자극받은 북한이 성급하게 위성 발사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받아 통상 20일이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며,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원인이 됐다”고 보고했다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유 의원은 “발사장에서 1.3㎞ 떨어진 관람대 인근에서 차량 및 천막 등 관람 시설이 식별됐는데,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현지에서 참관한 것으로 추정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과도한 자신감이 독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우주발사체의 비행 궤적은 큰 차이를 보이는데, 북한이 화성-17형 등 ICBM 발사 성공에 도취해 무리하게 위성 발사를 감행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패 원인을 분석해 재발사하기 위해선 통상 6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지만 북한 특성상 ‘예고기간’ 내 재발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이 내부결속이나 주변국 평가 등을 의식해 서둘러 재발사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박준상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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