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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휴일] 모래는 뭐래?


모래는 어쩌다 얼굴을 잃었을까?
모래는 무얼 포기하고 모래가 되었을까?
모래는 몇천번의 실패로 모래를 완성했을까?
모래도 그러느라 색과 맛을 다 잊었을까?
모래는 산 걸까 죽은 걸까?
모래는 공간일까 시간일까?
그니까 모래는 뭘까?

쏟아지는 물음에 뿔뿔이 흩어지며

모래는 어디서 추락했을까?
모래는 무엇에 부서져 저리 닮았을까?
모래는 말보다 별보다 많을까?
모래도 제각각의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까?
모래는 어떻게 투명한 유리가 될까?
모래는 우주의 인질일까?
설마 모래가 너일까?

허구한 날의 주인공들처럼

-정끝별 시집 '모래는 뭐래' 중

모래에 대한 질문들이 계속 이어진다. 정끝별은 이런 반복의 시적 효과에 주목해온 시인이다. 시인은 아이가 질문을 반복하는 것처럼 지루한 줄도 모르고 질문을 이어간다. 그러다 어떤 결정적 질문에 도달하기도 한다. “설마 모래가 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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