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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러시아 리스크’ 1조1500억대 訴… 주인 없는 3척도 골치

러 선주 3곳, 계약해지에 손배 청구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출범 초기부터 ‘러시아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수면 아래 있다가 한화오션 출범 직후 다시 떠올랐다. 3곳의 러시아 선주사에서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에 한화오션을 상대로 1조1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한화오션은 정당한 계약해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만들고 있는 쇄빙선 3척을 어떻게 처리할지와 함께 소송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들었다.

한화오션은 엘릭슨(Elixon), 아조리아(Azoria), 글로리나(Glorina) 등 러시아 선주사 3곳이 1조1599억원의 손해배상을 주장하며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에 중재를 제기했다고 1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0년 10월에 3개 선주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3척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1조137억원이고, 당초 계약 종료일은 다음 달 31일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주요 기자재 공급이 지연됐고, 선주사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하자 지난해 최종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한화오션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할 게 없다고 판단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으로 잔금을 받지 못해 계약을 해지했다”며 “귀책사유가 선주사 측에 있어 추가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국제중재센터에 보낼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중재 진행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건조를 하고 있는 쇄빙선 3척의 처리는 골칫거리다. 통상 선박을 만들다 계약이 해지되면 새로운 선주사에 재판매한다. 다만 북극항로에 주로 쓰이는 쇄빙선을 살 만한 선주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 한화오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쇄빙선 3척의 재고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9522억원에 달한다. 선박을 거의 만들어 놓고도 납품처를 찾지 못해 재고로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다른 조선사들도 러시아 리스크에 따른 희비를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5척의 쇄빙선을 발주 받았는데, 3척만 인도를 마쳤다. 2척은 건조 마무리 단계이지만 인도 시기는 미정이다. 나머지 10척의 건조 여부는 불투명하다. 반면 HD한국조선해양 산하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러시아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3척을 오세아니아 선주사에 넘기면서 부담을 털었다. 선박 가격이 올라 약 32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보기도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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