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확대 약속했는데… 취약계층 난방비 되레 늘어

신청제 바우처 등 탓에 사각지대

연합뉴스

지난 겨울 난방비가 폭등하자 정부가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확대를 약속했지만 올해 1분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요금이 인상된 올 여름에도 취약계층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가계동향조사 세부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의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가 지난 1분기 매달 연료비로 지출한 비용은 12만647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288원)보다 2만6187원(26.1%) 늘었다.

연료비에 수도 요금, 주택 관리비 등을 합친 총체적 생활 비용인 주거·수도·광열비도 올 1분기 월간 지출이 30만4709원으로 지난해 1분기(26만3274원)보다 4만원 이상 증가했다. 해당 비용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5.3%에서 올해는 28.3%로 올랐다.

대표적 취약계층인 독거노인도 ‘난방비 폭탄’을 피해 가지 못했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독거노인 빈곤 가구의 연료비 지출은 지난해 1분기 월 8만5491원에서 올해는 월 11만5250원으로 3만원 가까이 늘었다. 주거·수도·광열비도 월 20만17원에서 21만8856원으로 늘어 소득에서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1.0%까지 뛰어올랐다.

반면 정부·지방자치단체, 친인척 등의 지원으로 구성되는 이전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올 1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 이전소득은 71만7781원으로 지난해(71만1140원)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각종 수당·보조금에 해당하는 사회수혜금액과 사회적현물이전금액 항목은 1년 사이 19만3707원에서 16만8411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다.

일각에서는 이미 지난 겨울부터 정부의 에너지 취약계층 난방 지원이 사각지대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현행 에너지 바우처 제도가 신청제로 운영되는 데다가 지원 범위도 협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진행되는 실태조사도 일부 표본만을 조사하는 패널조사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지원 사각지대’ 우려가 실제로 통계상 확인된 셈이다.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올 여름도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고난의 계절’이 될 전망이다. 본래 여름철의 에너지 요금 부담은 겨울에 비하면 비교적 덜한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기·가스·수도요금이 나란히 인상돼 냉방비 증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4인 가구 기준 평균 월 7000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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