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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살해’ 20대 핸드폰엔… 친구 흔적 대신 살인 검색 기록만

피의자 정유정은 은둔형 외톨이
석달 전 준비 “살인해 보고 싶었다”
경찰,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 검토


경찰이 부산에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사진)씨의 신상정보를 1일 공개했다. 정씨는 고교 졸업 후 근 5년간 사실상 은둔형 외톨이로 생활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사회적 유대 관계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범죄 드라마 등의 폭력에 익숙해진 나머지 ‘괴물’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살인, 사체 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정씨는 경찰과 가족의 설득 끝에 범행 동기를 자백했다. 정씨는 “살인해 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지난 26일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중학교 3학년 차림을 한 정씨는 A씨의 집을 찾아가 살해했다. 과외중개 앱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정씨는 사건 발생 이틀 전 A씨와 처음 접촉한 뒤 학부모 행세를 하며 “중3 딸을 보낼 테니 과외를 해달라”고 한 뒤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자신의 집에 들러 여행용 가방을 챙겨 A씨 집으로 다시 향했고, 27일 새벽 1시쯤 택시를 타고 평소 산책하며 봐뒀던 낙동강변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정씨는 체포 이후 줄곧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포렌식 결과 범행 석 달 전인 올해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의 정신과 치료 경력 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코패스 성향에 해당하는지는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범행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이 캐리어를 열었을 때 가방 안에는 혈흔과 함께 A씨의 신분증이 있었다. 경찰이 A씨 집에서 나머지 시신 일부를 발견하면서 정씨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첫 사건이 완전 범죄로 끝났을 경우 연쇄살인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조영일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인의 피해자 탐색 과정을 보면 취약한 대상을 삼았다”면서 “정남규나 강호순 등 연쇄살인마의 피해자 탐색 과정과 유사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사이코패스 범죄인지 따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배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직업 없이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용의자가 어떠한 이유로 살인에 흥미를 느꼈고, 계획 살인을 실행한 과정을 자세히 조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폭력적인 드라마나 영화 때문인지 과거 특수한 트라우마로 인한 복수심인지 등을 조사해 이러한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한번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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