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전만으론 부족? ‘정책금융 중심지’ 노리는 부산시

3년 전 ‘해양·파생 금융 중심지’ 표방
이젠 수출입銀·금융위 유치까지 염두
尹 공약 ‘전북, 제3 중심지’ 폐기 위기


금융기관 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중심지 기본계획 발표를 앞두고 금융의 무게추가 부산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3년 전 해양·파생 금융중심지를 표방했던 부산시는 ‘정책금융’ 기능까지 가져가겠다는 큰 그림을 내놨다. KDB산업은행에 그치지 않고 다른 정책금융기관과 정부 부처까지 추가로 이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반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했던 전북은 이번 논의에서 배제되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서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2023~2025년)을 심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서울시와 부산시 관계자는 금융중심지 조성 현황 및 발전계획을 보고했다.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은 향후 3년간 금융중심지 비전과 정책 방향을 담는다. 포함된 내용에 따라 금융기관 이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논의된 계획안은 이르면 이달 중 금융위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부산시는 3년 전과 비교해 금융중심지 기능이 대폭 확대된 추진안을 내놨다. 부산시가 회의에서 밝힌 ‘부산 금융중심지 발전계획’은 글로벌 금융중심지 기능 강화, 정책금융중심지 기반 구축, 디지털 금융역량 강화, 해양 파생 금융혁신 등 4대 추진전략을 담고 있다. 해양·파생 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전략들은 직전 계획에서 찾아볼 수 없던 내용이다. 이전 계획까지 부산의 금융중심지 기능은 ‘해양 파생 특화 금융’이었다. 이에 이전 추진 금융기관도 산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해양금융 관련 조직에 국한됐다.

특히 부산시가 ‘정책금융중심지’를 언급하면서 추가적인 금융기관 이전을 위한 명분을 쌓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책금융중심지 기반 구축은 산은 이전만으로 완성할 수 없다. 수은, 무보, 예금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뿐 아니라 금융위, 금감원 등 정부 부처 이전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산시는 지난 3월 확정한 ‘2040 부산도시기본계획’에서 처음으로 이전 추진 기관에 금융위를 포함시켰다. 6차 기본계획에 부산시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될 경우 연쇄적인 효과로 부산으로의 금융기관 이전 추진은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기존 ‘종합 금융중심지’ 기능을 맡아 온 서울시가 보고한 추진 계획은 두드러진 변화가 없었다. 서울시는 디지털금융센터 및 금융특화단지 조성 등을 통한 여의도 금융클러스터 확충 집적,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환경 조성, 핀테크 유망기업 육성 및 글로벌 금융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전북 금융중심지’는 기본계획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전주에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전북지역 대표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전북 금융중심지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엔 정부위원으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김기현 서울시 신산업정책관, 손성은 부산시 금융창업정책관이 참여했다. 민간위원으로는 서울시 측에서 이재훈 카이스트 경영대학 겸직교수가, 부산시 측에선 조성순 한국해양대 국제무역경제학부 교수가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측이 회의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던 인사는 법령상 금융 유관기관 관계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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