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아빠 찬스’ 논란에도…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

서로 다른 조항 근거 들며 또 충돌
與 “헌법 위 군림 용납 안돼” 압박
여야는 국정조사 협의 본격 시작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부직원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정 부위원장은 “끝까지 명확하게 조사해 국민께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1일 전·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했다. 선관위는 정치적 독립성을 앞세워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버텼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헌법 위에 존재하는 기관인 것처럼 군림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공무원법 17조에 따라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해당 조항은 ‘선관위 소속 공무원의 인사 사무에 대한 감사는 선관위 사무총장이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의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항을 직무감찰 거부 이유로 든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의 해석은 전혀 다르다. 감사원은 감사원법 24조를 앞세워 직무감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조항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제외 대상으로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 공무원을 명시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직무감찰 대상이 된다는 것이 감사원의 논리다. 감사원은 또 이번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선관위 독립성과 직결되는 ‘선거 직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두 기관이 서로 다른 조항을 근거로 충돌한 것이다.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 때 불거진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선관위는 같은 이유로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하며 대치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기현 대표는 경기도 수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선관위의 입장에 대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관리 관련 고유 업무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야 하지만, 선관위가 고용세습과 같은 일반 행정사무에 대해서도 자기 마음대로 헌법 위에 존재하는 기관인 것처럼 군림하면 그건 용납이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은 거부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수조사에는 응할 방침이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31일 “외부 기관과 합동으로 전·현직 직원의 친족관계 전반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즉각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권익위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를 중심으로 부패방지국과 심사보호국 인원까지 수십명을 투입해 대규모 ‘채용비리 전담조사단’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선관위와 사전 조율을 거쳤고, 현재 자료가 도착해 조사에 본격 착수한 상황”이라며 “끝까지 명확하게 조사해 국민께 (진상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권익위의 전수조사와는 별개로 선관위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논의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특혜와 특권의 철옹성으로 삼아왔고, 반성과 자정능력을 상실한 상태”라며 더불어민주당에 국정조사 실시를 공식 제안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국정조사 추진 관련 협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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