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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 돌려차기男’ 성범죄 혐의 추가… 총장 “DNA 철저히 감정” 주효했다

이원석 총장 지시에 정밀 재감정
피해자 바지 안쪽서 Y염색체 검출
강간살인미수로 징역 35년 구형

지난해 발생한 ‘부산 서면 돌려차기 사건’ 당시 CCTV 원본 영상. JTBC ‘사건반장’ 캡처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 검찰이 피고인에게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공소장을 변경하고 구형도 징역 35년으로 올린 배경에 이원석 검찰총장의 특별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총장은 이 사건 경과를 보고받고 대검찰청 담당 부서에 “국민적 염려가 크고 범행 동기에 의심스러운 측면이 많은 사건이니 과학적으로 증거를 충분히 수집해 적용 법조 및 공소사실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DNA 재감정을 철저히 하라는 주문도 내렸다.

지난해 5월 새벽 부산 진구 서면에서 경호업체 직원 출신 30대 남성 A씨가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피해자는 뇌손상으로 하반신이 일부 마비돼 장기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그런데 2심 과정에서 ‘피해자 바지가 내려가 있었고, 속옷은 다리에 걸쳐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었다. 애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청바지 등 5개 부위에 대한 감정을 진행했고 청바지 바깥쪽에서만 A씨 Y염색체가 발견됐다.

이 총장 지시에 따라 대검 유전자 감식실은 피해자 의류 4점(청바지·팬티·상의·카디건)의 121개 부위에 대해 광범위한 정밀 감정을 진행했다. 청바지 내외부를 구분해 가위로 자르거나 면봉을 사용해 샘플을 채취했고, 루미놀 시약 반응으로 범행 흔적을 찾았다. 그 결과 A씨 Y염색체가 청바지 안쪽 허벅지 부위에서도 검출됐다. 검찰 관계자는 “바지를 벗기는 등 성적 의도 접촉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A씨에게 적용했던 살인미수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대신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는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A씨가 성폭행 목적으로 피해자를 따라가다 뒷머리를 걷어차 실신시킨 후 CCTV 사각지대에서 옷을 벗겨 성폭행을 하려 했다는 내용으로 공소사실이 변경됐다. 부산고검은 지난 31일 A씨에게 징역 35년(1심 구형량 20년)을 구형했다.

이 총장은 지난 3월에도 이진동 대전지검장에게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신도 성폭행 사건 공판 상황을 보고받고 “엄정한 형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검 관계자는 “총장 취임 후 일관되게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여성 상대 범죄를 직접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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