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는 견제하는데… 중국 달려가는 美 기업 CEO들

규제에도 ‘디커플링은 없다’ 메시지
中은 정경 분리 대응 기조 속 환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3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한 머스크는 이날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의 쩡위췬 회장과도 만났으며 31일에는 현직 장관인 진좡룽 공업·정보화부 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각각 회동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 미국 JP모건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미국 주요 기업인들의 중국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 정부의 여러 규제에도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1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중국 부총리 및 장관 3명과 회동하는 등 환대를 받으며 30~1일 사흘간의 방문 일정을 마쳤다.

머스크는 지난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공산당 최고지도부 일원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와 만났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원타오 상무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 부장 등과도 회동했다.

방중 첫날인 30일에는 베이징에서 글로벌 배터리 업체 CATL의 쩡위췬 회장을 만났다고 중국 전기차 전문 매체 아레나EV가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CATL과 합작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봤다. 테슬라는 모델Y와 모델3의 일부 차종에 CATL의 배터리를 공급받아 쓰고 있는데 배터리가 중국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황 CEO도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세계 시장에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황 CEO는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IT 박람회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 노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GPU 스타트업이 있고 중국이 쏟아부은 자원이 꽤 많아 얕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다이먼 회장도 31일 상하이에서 열린 연례 글로벌 차이나 서밋 행사를 계기로 한 인터뷰에서 “시간이 갈수록 (미·중) 무역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디커플링은 되지 않을 것이고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중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기조에 배치되는 기업인들의 행보는 미·중 갈등으로 대중 투자에 위험이 따르겠지만 인구 14억의 거대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회복력, 공급망, 노동력 등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대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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