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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6월 6일] 라반, 이름값도 못 하고


찬송 : ‘슬픈 마음 있는 사람’ 91장(통 91)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31장 4~16절

말씀 :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20년간 머슴살이를 하다가 어느 날 라반의 집을 떠나기로 합니다. 야곱은 두 아내를 불러다 놓고 그런 결심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작심한 듯 그동안 라반에게 당했던 서운한 일들을 낱낱이 털어놓습니다.

“내가 힘을 다하여 그대들의 아버지를 섬겼거늘 그대들의 아버지가 나를 속여 품삯을 열 번이나 변경하였느니라.”(6~7절) 라반의 속임수는 놀부 뺨 칠 정도입니다. 첫날 밤에 작은딸과 큰딸을 바꿔치기한 것부터 시작해서 작은딸 라헬을 아내로 주는 대신 7년 동안 공짜로 부려먹고, 그것도 모자라서 새경(일년 품삯)을 주기로 약속해 놓고 무려 열 번이나 말을 바꾸었습니다. 새경을 열 번이나 바꾸었다는 말은 야곱이 두 아내한테 처음으로 하는 말입니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도 분수가 있지 객지에 와서 의지가지없이 고생하는 일가붙이를 이렇게 부려먹는 법이 어디에 있나요. 울분에 찬 야곱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야곱도 속임수에 능하지만 라반은 가히 속임수의 달인입니다.

야곱이 라반의 집에 계속 있다가는 손에 아무것도 쥔 것이 없이 발가벗은 몸으로 쫓겨날 것이 뻔합니다. 야곱이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야곱의 말을 들은 두 아내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라반의 두 딸도 아버지를 집단 성토합니다. 몹시 흥분하여 목소리를 높여서 아버지를 비난합니다. 뭘 얼마나 잘못했기에 그럴까요.

“아버지가 우리를 팔고 우리의 돈을 다 먹어버렸으니 아버지가 우리를 외국인처럼 여기는 것이 아닌가.”(15절) 아버지가 딸들을 야곱에게 팔아먹고 그 돈을 아버지 혼자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딸들의 결혼지참금도 꿀꺽한 모양입니다. 자식들한테 존경을 받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욕을 얻어먹는 사람은 얼마나 비참할까요.

야곱이 야반도주한 후에 뒤늦게 쫓아온 라반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즐거움과 노래와 북과 수금으로 너를 보냈거늘 어찌하여 네가 나를 속이고 가만히 도망하고 내게 알리지 아니하였느냐.”(27절) 이 말을 누가 믿나요. 고양이 쥐 생각해 주는 꼴입니다. 라반은 이렇게 말만 번지르르했습니다.

라반이라는 이름은 ‘하얗다’는 뜻입니다. 무늬가 없는 양을 ‘흰’ 양이라고 부릅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양이지요. 이름이 너무나 좋습니다. 아마도 라반의 부모가 깨끗하고 눈부신 사람이 되라고 그런 이름을 지어준 모양입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라반은 속마음이 굴뚝 막은 덕석처럼 시커멓고 엉큼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름값을 못 하고 있는 셈이지요. 밥값도 해야 하고 나잇값도 해야 되지만 무엇보다도 이름값을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한 번 물어봅시다. 우리는 이름값을 하고 있는가요.

기도 : 하나님, 우리의 이름과 직분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오종윤 목사(군산 대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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