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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힘 ‘같은 일하면, 정규직·비정규직에 같은 임금’ 추진

與 ‘동일노동 동일임금’ 추진 의미

尹 대선 시절부터 임금 개혁 강조
정규직 임금 차감 최대 난관 예상
野도 공약 사항… 급물살 가능성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의 투싼ix 생산라인 모습. 국민의힘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는 정규직·비정규직, 원청·하청 간 임금 격차로 발생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발 등 법제화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일보DB

국민의힘이 현행 임금체계의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김형동 의원이 지난달 31일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것은 임금체계 개혁을 위한 신호탄이다.

국민의힘은 직무·성과보다 고용형태·연공서열 등 업무 이외의 기준이 임금체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행 제도를 정규직·비정규직, 원청·하청,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벌리는 주범으로 꼽고 있다. 국민의힘이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를 추진하는 것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에 날카로운 메스를 대겠다는 의도다. 근로기준법이 1953년 최초로 만들어진 이후 보수 성향의 정당이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한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임금체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해 3월 7일 경기도 유세에서 “하청 근무를 하거나, 파견이거나, 정규직이거나 비정규직이거나 같은 노동을 하는 사람은 같은 보수를 받는 것이 공정하고 정당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의 핵심은 예를 들어 제조업 생산공장의 같은 라인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의 차이만으로 임금을 달리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대 관심사는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실제로 정규직·비정규직 등의 임금 격차가 해소될 수 있을지 여부다. 대표발의한 김 의원은 4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업 임금 총량이 같다는 전제하에서 정규직·대기업 등 고임금자의 임금이 줄고, 비정규직·중소기업 등 저임금자 임금은 올라가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신입 직원과 회사를 오래 다닌 경력 직원의 임금 격차가 3~4배씩 벌어질 이유가 사라지고, 비정규직을 만들 이유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의 적용 범위도 중요한 쟁점이다. 기업별로 적용할지, 산업별 단위로 확장할지 여부에 따라 파급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국민의힘은 이번 개정안에는 적용 범위를 ‘동일한 사업 내’로 명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기업이 내부에서 법인을 임의로 쪼개 임금을 차별하는 ‘꼼수’를 못 쓰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장 현실적으로는 논의가 어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별로 임금이 재편되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동일노동·동일임금의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MZ세대 등 노동 약자의 표심을 겨냥한 정책 행보에 주력하겠다는 포석이다.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지난 대선 때 공약했던 사안이라 법 개정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간접고용노동 중간착취 제도 개선 간담회에서 “동일노동·동일임금이라는 헌법상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비정규직이 고용안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더 불리한 처우를 하는 건 결코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강병원 의원과 박광온 원내대표는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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