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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의 습격’… 유럽·중남미·아프리카 등 목타는 지구촌

파나마 운하 수위 급격히 낮아져
선박 중량 제한, 추가 요금도 부과
우루과이, 짠맛 나는 수돗물 공급
바닷물과 만나는 강하구 물 혼합

지구촌 곳곳이 가뭄에 따른 물 부족으로 시름하고 있다. 우루과이 시민들이 지난달 31일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식수 부족에 관한 정부 대응에 항의하며 시위하는 장면. AFP연합뉴스

지구촌 곳곳에서 최악의 가뭄에 따른 ‘물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연결하는 파나마운하는 수위가 낮아지면서 선박 통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우루과이는 수돗물에 바닷물을 섞어 공급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 일부 지역은 1인당 물 사용량을 제한했다.

5일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운하는 심각한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진 탓에 통과하는 선박의 중량을 제한하고 추가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청(ACP)은 지난달 30일부터 파나마운하 네오파나막스 선박(2016년 6월 운하 확장 이후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흘수를 13.56m(44.5피트)에서 13.41m(44.0피트)로 낮췄다. 흘수는 물속에 잠긴 선체의 깊이다.

수위가 낮아진 것은 넉 달째 이어진 가뭄 때문이다. 운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알라후엘라 호수 인근의 지난 2∼4월 강우량은 평년의 50% 수준이었다. 문제는 앞으로 수위가 더 낮아진다는 것이다. 운하 당국은 다음 달 31일 수위가 23.86m(78.2피트)로 2016년 5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운하의 가뭄이 물류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4년 만의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우루과이는 짠맛이 나는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인구 절반 이상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 수위가 평소의 5% 수준으로 낮아지자 우루과이는 바닷물과 만나는 라플라타강 하구의 물을 혼합해 수돗물로 공급했다. 그 결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의 나트륨과 염화이온이 포함된 것이다.

최근 수위가 낮아져 선박 통행제한 조치에 들어간 파나마운하를 지난 4월 벌크선이 통과하는 모습(왼쪽 사진)과 같은 달 물이 증발하면서 바닥이 갈라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우 저수지 풍경. EPA·AP연합뉴스

프랑스 남부 지역도 물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칼리앙, 파이앙스 등 9개 마을에서는 개인당 물 사용량을 하루 150ℓ로 제한했다. 앞으로 5년간 새 주택과 수영장 건설 금지 조치도 내려졌다. 스페인은 영토의 27%가 가뭄 “비상” 또는 “경보” 상태다. 이에 일부 지역 주민은 식수를 트럭 배달에 의존하고 있으며 카탈루냐 등에서는 물 사용량을 제한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아프리카 동북부 지역은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2000만명 넘는 사람들이 식량 위기에 처해 있다.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등이 있는 이 지역에서는 2020년 10월 이후 약 3년 동안 강우량이 평년을 훨씬 밑돌고 있다.

가뭄의 원인은 지역별로 다르고 복잡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기상특성(WWA)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유럽의 가뭄 현상은 지구온난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특히 지구 평균기온이 1.2도 더 낮을 경우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는 지금과 같은 낮은 강우량과 증발 현상이 있어도 가뭄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예측됐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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