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만에… “천안함 자폭” 민주 혁신위원장 낙마

이래경 임명되자 과거 발언 논란
당 안팎서도 잇단 임명 철회 주장
총선 앞두고 이재명 리더십 타격

5일 더불어민주당 쇄신작업을 이끌 혁신기구 수장에 임명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사의를 밝혔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5일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임명한 이래경(69)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선임 9시간 만에 전격 사퇴했다. ‘천안함 자폭’ 등 이 이사장의 과거 SNS 발언을 두고 비난 여론이 들끓자 급히 거취를 정리한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야심차게 띄운 혁신기구가 출범도 하기 전에 좌초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 이사장은 5일 저녁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으나,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 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래경 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며 “명칭과 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명 직후 이 이사장이 과거 SNS에 올린 과격한 발언들이 공개되면서 당 안팎에서 임명 철회 주장이 잇따랐다. 그는 지난 2월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에서 격추됐을 때 페이스북에서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국가위협으로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폭침이 아닌 자폭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폭격일 것이라는 건 근거가 없고, 자폭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발언 논란이 거세지자 이 대표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간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이 이사장의 사퇴 입장에 대해 이 대표는 “본인이 사임하겠다고 해서 본인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빠른 사퇴로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은 진화됐지만, 이 대표의 리더십은 또다시 흔들리게 됐다. 수도권의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리더십 리스크’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며 “서둘러 수습하지 않으면 이재명 책임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이사장 사퇴에 대해 “성난 민심에 뒤늦게 직을 사양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이미 상처받은 천안함 용사들에게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장군 최승욱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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