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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차구역 제도 개선… 얌체 충전·꼼수 주차 막는다

제도 시행 1년 지나며 민원 늘어
충전구역에 종일 주차 사례도
정부 “이르면 내달 방안 확정 발표”

산업통상자원부는 민원이 급증한 전기차 충전·주차 문제 관련 개선안을 이르면 다음 달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전기차 충전구역에 내연기관차가 주차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에 사는 김모(53)씨는 최근 전기차를 샀지만 2주 넘게 아파트 단지 내에서 충전하지 못하고 있다. 차주들이 충전을 마쳤는데도 차를 빼지 않아 지하주차장 완속충전구역 2곳이 항상 붐비기 때문이다. 김씨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했지만 전기차는 충전구역 내 최대 14시간까지 주차가 가능해 제재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내연기관 차량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차량 주유구에는 충전 케이블이 연결돼 있었다. 차주가 전기차 충전구역에 주차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다. 온라인상에 ‘전기차로 위장한 일반 차량 신고 방법’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전기차 충전과 주차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급증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차 전용주차구역 관련 제도개선에 착수했다. 전기차 대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주차 관련 인프라나 규정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6일 “전기차 주차구역 관련 제도를 시행한 지 1년이 지나면서 여러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르면 7월 전기차 충전·주차 개선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는 39만대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전국 전기차 충전소(급속·완속)는 20만5305개에 그쳤다. 정부는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 개정안을 도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1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등은 전기차 충전시설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 일반 차량이 전기차 충전구역이나 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면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전기차주라도 급속충전구역에 1시간, 완속충전구역에 14시간을 초과해 주차하면 10만원을 내야 한다. 충전기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충전시간을 최대한 나눠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5개월이 지났지만 혼란은 여전하다. 도심 내 주차공간 자체가 부족해 전기차와 일반 차량 소유주 간 주차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전기차주가 차량 충전구에 충전선만 꽂아 놓거나 완속충전구역에 온종일 차를 두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국에서 7만건 넘는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가 적발됐다.

전기차 충전기의 90%가량이 지하에 있어 사고에 취약하다는 우려도 크다. 전기차는 부품 특성상 화재 진압이 어렵다. 특히 지상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수도권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 대부분이 지하에 있어 소방 차량이 진입하기도 쉽지 않다.

산업부는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업계나 충전기 제조회사, 전기차 소유주 등과 접촉하며 구체적인 주차제도 개편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효과적인 해법을 내놓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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